두산 선수단이 23일 귀국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4박 5일간의 짧은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왔다. 당초 연습 경기를 세 차례 계획했다. 그러나 날씨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21일 소프트뱅크전은 비가 많이 내려 6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우 콜드게임으로 끝났다. 22일 요미우리전은 아예 우천 취소됐다. 예정대로 치른 경기는 20일 라쿠텐전이 유일하다. 절반의 소득만 올리고 돌아온 셈이다.
뒷맛이 개운치 못했다. 20일 경기에 등판한 두산 불펜의 핵심 카드들이 모두 불안했다. 윤명준이 ⅔이닝·1피안타·2볼넷·3실점, 홍상삼이 1⅓이닝·1피안타·1실점, 이현승이 1이닝·4피안타·3실점, 이용찬이 1이닝·1피안타·1볼넷·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무엇보다 미야자키에서 먼저 훈련하던 베테랑 불펜 투수 정재훈이 어깨 통증 재발로 19일 귀국했다. 두산 전력의 유일한 물음표로 지적돼 온 부분이 바로 불펜이다. 미야자키에서도 끝내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반대로 강점은 재확인했다. 올 시즌 나란히 선발 15승을 돌파한 ' 판타스틱4'의 건재다. 라쿠텐전 선발투수로 등판한 유희관은 5이닝·3피안타·6탈삼진·1실점으로 잘 던졌다.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니퍼트도소프트뱅크전에서 5이닝·2피안타·1실점으로 건재함을 알렸다. 1회 선두 타자에게 불의의 홈런을 맞아 점수를 내줬을 뿐, 삼진 10개를 잡아 내는 위력을 발휘했다.
경기 취소로 등판하지 못한 마이클 보우덴과 장원준도 청신호를 밝혔다. 보우덴은 코칭스태프로부터 몸 상태와 구위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장원준은 정규 시즌 막바지에 찾아왔던 허리 통증을 미야자키에서 모두 털어 냈다. 불펜에서 느낀 불안감의 절반 정도를 지울 수 있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선 막강한 원투펀치의 중요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두산은 원투펀치에스리포펀치(Three-Four Punch)까지 구비했다. 게다가 네 명 다 정규 시즌 경기당 6이닝을 넘게 던졌다. 이닝 이터들이다. 1982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포스트시즌은 한국시리즈 7경기만 치르면 된다. 네 명 모두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의 니퍼트처럼, 시리즈 상황에 따라 여차하면 남은 선발투수들을 불펜으로 활용할 여지도 있다.
한국시리즈 상대가 NC든, LG든 ' 판타스틱4'를 대적하기는 어렵다. 야수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20홈런 타자 다섯 명을 배출한 타선은 라쿠텐전에서도 녹슬지 않은 실전 감각을 자랑했다. 리그 최강의 수비력에는 슬럼프가 없다. 불펜이 불안한 두산. 그러나 두산이 가진 무기는 약점을 가릴 수 있다. 정규 시즌 우승팀 두산은 29일 대망의 한국시리즈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