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마이크로닷(25·본명 신재호)의 부모가 과거 사기 행각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20년 만에 불거져, 경찰이 재수사에 들어갔다. 단 3일 만에 사건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21일 충북 제천경찰서는 "마이크로닷의 사과문을 토대로 수사를 재개하기로 결론 내렸다"며 피의자들의 자진귀국을 종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해외에 있는 마이크로닷 부모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혐의 연루설은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확산됐다.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과거 충북 제천의 주변인들에게 금전적 손해를 끼치고 뉴질랜드로 도망쳤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온 것.
마이크로닷 어머니를 상대로 1999년 6월 고소장을 제출한 피소 사실확인원까지 공개됐고, 또 다른 피해 주장을 펼친 A씨는 "20년 전 마이크로닷의 아버지에게 사기를 당했다. 축협으로부터 대출을 받는다기에 보증을 서줬는데 여러 사람을 연대보증인으로 내세워 6~7억 가량의 돈을 대출받은 후 1998년 5월 경 야반도주를 해버렸다"고 인터뷰했다. 온라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부모의 피해를 주장해온 B씨는 "마이크로닷의 형인 산체스의 SNS에 과거 우리 가정의 피해사실에 대해 댓글을 단 적이 있는데 삭제를 했더라. 이후 동생인 마이크로닷 역시 내 계정을 차단한 것으로 보아 형제가 예전부터 이 사안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아버지와 우리 가족이 원하는것은 진심어린 사과"라는 글을 적었다.
지역신문인 중부매일은 1998년 6월 24일자 기사에서 "제천지역 낙농가 도산위기" 제하의 기사를 게재하고 야반도주 사건을 보도한 바 있다. 내용에는 "신모씨가 원유 대금을 받지 못하면서 사료비 상승에 따른 부채해결이 어려워지자 젖소 85두와 트랙터까지 처분하고 잠적했다. 신씨의 부도로 보증을 서줬던 낙농가들은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적혀 있다.
논란이 커지자, 마이크로닷은 20일 오후 사과문을 올리고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말씀을 들어보겠다"고 했다. 또 해당 사건은 자신이 5살 때 일어난 일이라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기까지 사건에 대해 잘 몰랐으며, "다른 기사들을 보고 매우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마이크로닷의 사과문을 토대로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했다. 사실상 부모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측은 마이크로닷 부모가 입국하기를 기다리는 한편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인터폴 공조도 준비 중이다.
이번 사건으로 . '도시어부' '나혼자산다' 등 각종 예능을 통해 친근한 모습으로 중장년층에게도 사랑받았던 마이크로닷 활동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그의 형인 산체스(32·본명 신재민)는 가수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