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올 때 마다 자신의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단지 기회가 자주 없었을 뿐이다.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장한 김현수가 벅 쇼월터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제 수싸움과 노림수도 돋보인다.
김현수는 27일(한국시간) 열린 휴스턴과의 경기에 8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외야 경쟁자인 조이 리카드가 이달 들어 타율 0.233으로 부진한 데다 전날(26일) 경기에서 2루타 2개 포함 3안타를 터뜨리자 빅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장 기회가 주어졌다.
김현수는 27일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김현수의 타율은 0.438에서 0.444(36타수 16안타) 기록했다. 특히 볼티모어가 이날 2-4로 패한 가운데 김현수만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볼티모어는 이날 총 5안타에 그쳤다.
김현수는 1-1 동점인 2회 1사 후 첫 타석에서 랜스 맥컬러스의 너클볼에 고전했다. 2볼-2스트라이크에서 너클볼을 커트한 김현수는 6구째 87마일(약 140㎞) 너크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맥컬러스는 김현수를 상대하며 6개의 공을 던졌는데, 그중 4개가 너클볼이었다.
김현수는 1-3으로 뒤진 4회 2사 1루에서 맥컬러스와 다시 만났다. 김현수도 이번에는 너클볼을 노린 듯 했다.
스트라이크가 선언된 초구 86마일 너클볼을 지켜본 그는 이후 체인지업과 포심 패스트볼을 걸러냈다. 볼카운트는 2B-1S가 됐다. 이후 맥클러스는 너클볼을 고집했고, 김현수는 5~6구를 연속 파울 처리했다. 이어 2B-2S에서 맥클러스의 6구째 너클볼을 받아쳤다. 큼지막한 타구는 좌측을 향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펜스 바로 앞에서 좌익수 콜비 라스무스에게 잡혔으나, 올 시즌 가장 멀리 보낸 타구였다.
김현수는 1-4로 뒤진 6회 2사 후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휴스턴의 마운드는 6회 초부터 마이클 펠리스로 교체됐다. 펠리스는 앞선 두 타자 트럼보와 스쿱을 상대로 연속 삼진 처리했다.
김현수는 대기 타석에서 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펠리스는 트럼보와 스쿱에게 7개의 공을 던졌는데 그중 6개가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김현수도 펠리스의 초구를 노렸다. 역시 96마일(약 155㎞)의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김현수는 배트를 돌렸고, 상대 시프트를 뚫고 좌전 안타가 됐다. 마지막 타석에선 내야 안타를 기록했다. 코스가 좋았다. 이후 마차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 점차 적응하는 모습이다. 상대 투수의 투구 패턴을 읽고 타격했다. 전날 선발 출장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심리적 자신감을 얻은 것도 한몫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