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야구의 ‘언더독 반란’, LG가 이어간다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의 올해 포스트시즌(PS)은 '언더독(Underdog)'들의 반란이 눈에 띈다. 언더독은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국내 프로야구는 정규시즌 4위 LG가 PS에서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양상문 LG 감독은 21일 우천 취소가 된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을 앞두고 "유지현 수비코치가 한·미·일의 PS에서 비슷한 패턴이 많다고 한다"면서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 코치 역시 수년 동안 관심있게 지켜본 모양이었다. 재차 물어보니 '확실하다'고 하더라.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물론 결과는 모른다. 하지만 분위기는 좋다"고 말하며 웃었다.

올해 메이저리그 PS은 기적의 시리즈라 해도 무방하다. 와일드카드를 얻어 막차에 탑승한 캔자스시티와 샌프란시스코가 승승장구를 하더니 나란히 월드시리즈(WS)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는 가을야구 단골손님으로 WS 진출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29년 만에 WS 우승을 도전하는 캔자스시티는 PS 8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무서운 기세를 뽐내고 있다. 언더독의 반란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오승환이 활약하고 있는 한신이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정규시즌 1위 요미우리에 4연승을 거두고 재팬시리즈(JS)에 진출했다. 일본의 PS에서는 리그 1위팀이 1승을 먼저 얻고 시작하는 어드밴테이지가 있다. 그러나 한신은 이를 극복하고 요미우리를 제압했다. 한신이 요미우리를 압도할 것이라고 예상한 일본 언론은 거의 없었다.

LG는 캔자스시티, 한신보다 더한 부진을 딛고 가을 축제의 초대장을 따냈다. 올 시즌 개막과 동시에 부진의 늪에 빠진 LG는 손 쓸 시간도 없이 최하위로 추락했다. 결국 4월24일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지난 5월 새로이 지휘봉을 잡은 양상문 감독은 팀의 장단점을 빠르게 파악한 뒤 재정비에 나섰다. 서서히 반등에 성공한 LG는 8월22일 4위로 등극했고,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PS 진출을 확정지었다.

분위기는 이어졌다. LG는 지난 19일 열린 준PO 1차전에서 투·타의 우위를 점하며 NC에 13-4 대승을 거뒀다. 역대 준PO에서 1차전 승리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간 비율은 83%에 달한다. LG가 언더독의 반란을 이뤄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창원=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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