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현장과 전파로 송출된 TV화면이 100% 같을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슈스케' 생방송 무대는 그 괴리에 대한 고민을 접어둬도 무관할듯 하다. 10월 31일 오후 11시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Mnet '슈퍼스타K6'의 네 번째 생방송 현장을 찾았다.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하던 '슈스케'와 객석에 앉아 두 눈으로 확인한 '슈스케'는 분명히 달랐다. 이날 현장을 찾은 인원은 5000명이지만 TV앞에 앉은 시청자는 훨씬 많다. 과연 현장과 TV 사이의 벽은 얼마나 높을까.
▶야구장과 같다
생방송 현장의 훌륭한 음향은 TV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풍성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 현장감에는 참가자들의 경연은 물론 김성주의 멘트,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까지 현장까지 포함된다. 방송 앵글에 잡히지 않는 스태프들의 발빠른 움직임이나 심사위원들의 사소한 행동, 카메라의 움직임을 보는 생동감은 덤이다.
단점도 있다. 그 '밀도'는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같은 내용이라도 '보고 싶은 장면'과 '봐야 할 장면'을 분주히 짚어주는 TV쪽이 더 알찬 무대를 보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야구장을 찾아 응원하면서도 휴대폰으로 중계방송을 함께 보는 이들을 떠올린다면 이해가 더 빠를듯하다. 다행히 현재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제작 수준은 세계적이다. CJ E&M의 신형관 본부장은 '슈스케' 김무현 PD의 역량을 높이 샀다. 그는 "김무현PD가 시즌1부터 꾸준하게 '슈스케'를 담당해왔다. 김무현PD는 우리나라에서 오디션 붐이 처음으로 일 때부터 지켜보며 노하우를 익혔기 때문에 차근차근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겸비한 제작자가 현장의 장·단점을 요리해서 시청자들에게 배달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생방송 현장과 TV는 각자의 장점을 가진 셈이고, 다른 한쪽을 굳이 부러워 할 필요는 없다.
▶생방송과 TV간의 괴리를 없애야 할까
현장과 방송간에 존재하는 벽은 '슈스케‘가 가진 한계로 자주 손꼽힌다. 한 무대를 두고도 음향과 카메라 등 기술적 문제로 현장의 관객과 TV앞의 시청자들의 평가가 엇갈린다는 것. 생방송 무대는 심사위원 점수와 문자투표 점수로 당락이 결정되기때문에 '공정성'의 문제를 낳기도 했다.
심사위원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 이날 생방송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윤종신은 미카의 무대를 예로 들었다. "참가자들의 공연은 현장에서 보면 정말 감동적"이라며 "그런데 방송에는 많이 다르게 나온다"고 말했다. 윤종신은 "생방송 다음날 재방송을 봤는데 현장에서 보고 들었던 공연과 달랐다"며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심사위원들이 현장에서 참가자들에게 준 점수를 얼마나 이상하게 생각하실지 생각했다"고 전했다.
수긍이 가는 지적이지만 생방송을 관람하면 과연 현장과 TV 중 어느쪽이 심사에 적합한 곳인지 의문이 든다. 현장이 ‘진실’을 보고 있는 곳이며 TV는 '왜곡'돼 있다는 기존의 인식도 어느정도 허물어진다. '왜곡'은 양쪽 모두에 존재한다. TV에서는 초라하거나 빈약한 무대가 현장에서 감동적이었다면 이는 현장이 참가자의 실력을 ‘과장’하고 있는 셈이 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TV에서 짚어낼 수 있는 음정불안이나 무대매너의 어색함이 잘 보이지 않는다.
현장과 TV간의 괴리를 극복하는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또한 '슈스케'는 심사위원 점수(현장)와 시청자의 문자투표(TV) 점수를 적절히 합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공정성'을 이미 택하고 있다.
▶시청자도 당당한 '심사위원'
기자간담회에서 윤종신은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건넸다. 이날 윤종신은 "생방송에 들어서면 심사위원들이 심사평이 아닌 감상평을 하게된다"고 말했다. 톱11에 합류한 참가자의 수준은 이미 음정과 박자를 맞출 수 있는 수준이 돼 그 이후의 심사는 심사위원 본인의 주관적인 기호가 포함된 평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승철·윤종신·백지영·김범수는 가요계의 스타들로서 음악적 지식과 경험이 일반적인 시청자들의 수준을 상회하지만 이들의 평가가 '진리'는 아니다. 이들의 평가 만큼이나 TV앞이 시청자들의 평가도 '슈스케' 우승자를 가려내는데 중요한 점수다.
윤종신은 이어 "'슈퍼스타K’는 점수를 얻는것보다 노래로 표를 얻는 게임이기때문에 실력보다 매력이다. 매력을 뿜어내 시청자들을 반하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가창력이나 무대매너를 떠나 시청자가 느끼는 호감이나 준수한 외모도 점수 상승의 용인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더 이상 현장의 평가와 시청자의 의견이 엇갈리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듯하다.
한편 '슈스케6' 네 번째 생방송은 주제는 '스페셜 트랙 미션'. 톱6(곽진언·김필·버스터리드·송유빈·임도혁·장우람)가 자신에게 의미가 있거나 영감을 줬던 곡을 선곡해 무대에 올랐다. '슈스케6' 네 번째 생방송 무대에서는 버스터리드, 장우람, 임도혁이 하위권 세 팀으로 호명됐다. 이들 중 버스터리드가 첫 탈락자로 불렸다. 장우람과 임도혁 중 임도혁이 탈락자로 뽑히게 됐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이 슈퍼세이브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임도혁을 구제했고, 버스터리드만 탈락하게 됐다. 이로써 톱5에 곽진언·김필·송유빈·임도혁·장우람이 진출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