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외국인 투수 브라울리로 라라를 불펜으로 투입한다. 선발진이 꽉 찬 것이 주된 이유지만, 왼손 불펜 투수 기근이라는 속사정도 있다.
김용희 SK 감독은 27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를 앞두고 "발표한 내용대로 라라는 불펜에서 대기한다"며 "본인도 불펜으로 나서는 것에 동의했다. KBO리그에 오기 전에 불펜으로 뛴 경험이 있다. 중간에서 좋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준혁이 팀에 합류한 뒤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향(인천)에 돌아왔으니 심기일전하지 않겠나. 동기부여가 된다면 트레이드는 구단과 선수 모두 윈-윈이 된다"고 덧붙였다.
라라는 지난 6월 크리스 세든을 대신해 SK 유니폼을 입었다.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왼손 투수로서 선발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제구력 기복을 보이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즌 8경기에 등판해 1승4패 평균자책점 5.13을 기록했다. 5회 이상 버틴 경기는 세 차례에 불과하다. 지난 16일 잠실 LG전에서는 2회를 버티지 못하고 7실점으로 무너지기도 했다. 김용희 감독은 라라의 활용도를 두고 골머리를 앓았다.
라라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발 자원이 넘치기 시작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왼팔 부상을 털고 지난 16일 복귀했다. 켈리와 라라·윤희상·박종훈·임준혁으로 5인 선발진이 돌아가는 가운데 김광현까지 가세했다. 7월말 KIA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임준혁은 최근 2경기에서 선발 투수로서 제몫을 했다. 자연스럽게 라라가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리는 형국이 됐다.
선발진이 넘치는 이유도 있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었다. SK는 마무리 박희수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 좌완 불펜 자원이 없다. LG에서 데려온 신재웅은 올해 32경기에 등판했지만, 1패4홀드 평균자책점 5.51로 부진하다. 150㎞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라라가 중간에서 버텨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김용희 감독은 "라라는 필승조와 롱릴리프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시즌 막판 5강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는 구단들은 선발 자원 부족에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그러나 SK는 외국인 투수를 불펜으로 돌리며 선발 왕국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라라가 불펜에서 자신의 역할을 한다면 SK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