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천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에는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다. 전체 24명의 선수 가운데 절반인 12명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11명의 야수 중에는 김상수(24·삼성)와 강정호(27·넥센)·김현수(26·두산)·손아섭(26·롯데)을 제외한 7명이 '초보' 대표 선수다. 전체 엔트리에서 30세 이상 베테랑은 마무리 임창용(38·삼성)·봉중근(34·LG)과 안지만(31·삼성) 등 투수 3명밖에 없다.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만큼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이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선수들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여기에 젊은 선수들은 "이번 대표팀에서 야구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것이 개인적 목표"라고 입을 모은다. 타 구단의 베테랑 주전급 선수들과 한 팀에서 함께 한다는 건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모일 수 있는 대회는 현재로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아시안게임뿐이다. 이번 인천 대회 이후 최소 2년 안에는 대표팀 소집이 없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마운드에서는 이태양(24·한화)과 한현희(21·넥센), 이재학(24·NC)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야수와 달리 투수에는 30대 베테랑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선배는 임창용이다. 이태양은 "임창용 선배님의 몸 관리 비법을 배우고 싶다. 지금도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뿌리시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많은 걸 배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학은 "아무래도 같은 사이드암 유형이기 때문에 임창용 선배님의 투구 노하우를 알고 싶다"고 했다.
숙소에서도 '열공'은 멈추지 않는다. 이태양과 이재학, 한현희는 대표팀 에이스 김광현(SK)·양현종(KIA)과 같은 집을 쓰고 있다. 김광현·양현종의 활약에 따라 대표팀의 메달 색깔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배 투수들은 김광현과 양현종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더불어 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고 한다.
야수들은 전반적으로 연령대가 비슷하다. 이들은 많은 대화를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 나성범(NC)·이재원(SK)·김민성(넥센)·손아섭 등 대표팀 경험이 처음이거나 어린 축에 속하는 선수들이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손아섭은 "강정호 형 옆을 졸졸 따라다니고 있다"며 "형들과 타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점이 많다.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