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프로야구 경기 시간이 늘어지고 있다. 산뜻한 경기, 허슬 플레이를 보러 간 관중에게 지루함을 안겨주기 일쑤다. 이런 양상이 계속돼서는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언제 발길을 돌릴지 모른다.
21일 현재 75경기를 치른 정규시즌 평균경기시간은 3시간26분이다. 지난 해(3시간 20분)보다 6분이 늘어났고, 역대 최장이던 2009년(3시간22분)보다도 지루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시즌 전부터 ‘흥행의 열쇠는 경기 스피드업’이라고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특히 경기 시간이 길어지면 여성 관중들의 외면이 우려된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물론 야구인 모두가 문제의 심각성을 의식하고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포수도 나서야 한다
경기를 지연시키는 주요 요인은 볼넷과 견제구, 투수교체, 실책 등이다. 실책을 제외하고는 모두 포수의 게임 운영과 연관된다. 경기 스피드업을 위해 포수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수리드가 요구되는 이유다. 물론 벤치의 지시에 따를 때가 많고, 투수의 기량이 뒷받침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포수가 하기에 따라 상당한 시간 단축이 가능하다.
볼넷을 예로 들어보자. 상당수의 투수들이 먼저 투 스트라이크를 기록한 뒤 정면승부를 피하다 볼 3개를 더 던져 풀카운트(3-2)를 만드는 일이 잦다. 그만큼 볼넷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실점으로 연결되곤 한다. 결국은 투수교체로 이어진다. 21일 현재 시즌 볼넷은 경기당 8.3개로 지난해보다 0.7개, 2012년보다는 1.4개 증가했다.
◇심판의 스피드업 규정 이행
가장 확실한 ‘경기 스피드업’ 방안은 심판이 나서는 것이다. 스피드업 규정을 엄격히 시행하고, 스트라이크존을 넓혀 타자들을 공격적으로 유도하는 것 등이다.
이에 대해 도상훈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은 22일 “볼 한 개 폭이라지만 익숙한 스트라이크존을 시즌 중에 넓히는 것은 위험하다. 일관된 판정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보다는 1군 심판 25명이 ‘스피드업 규정을 보다 철저히 이행하자’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어렵다면 존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도 경기 시간 단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KBO는 올 시즌에 앞서 경기 스피드업 규정을 강화했다. 이닝 도중 투수 교체를 기록원 통보 시점부터 2분45초 이내로 정하고, 투수가 1루 또는 3루로 견제하는 척만 하고 공을 던지지 않을 경우 보크를 주는 등 시간을 끄는 행동을 막았다. KBO는 그동안 공수교대를 2분 안에 이뤄지도록 하고(2009년), 주자가 없을 때 포수로부터 공을 받은 투수는 12초 안에 투구하도록 하는(2010년) 등 느슨한 경기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을 꾸준히 도입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