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은은 18일 방송된 JTBC '김제동의 톡투유2-행복한가요 그대'에서 '길'을 주제로 500여 명의 청중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양희은은 특유의 사이다 같은 화법으로 청중과 소통했다. 양희은은 "제 평생 처음 받아보는 놀라운 박수다"면서 "이런 작은 무대를 좋아한다. 아담하고, 끝에 앉아 있는 분들의 눈빛도 보인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MC 김제동이 "목소리만 듣는데도 꽉 찬 느낌이다"고 하자, 양희은은 "체격으로도 꽉 찬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이어 최근 성시경과 발표한 신곡 '늘 그대'에 대해 "회사 관리하에 있는 젊은이들과는 일하는 게 힘들다. 제게 기회가 잘 찾아오지 않는 데다가, 기다리는 일이 허다하다. 근데 저나 성시경 씨나 독립군이다. 속해있는 회사가 없다 보니 둘이서 스트레스 안 받고, 아주 자유롭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데 보통 곡은 찍어내는 게 아니라 기다려야 하지 않나. 근데 제가 부탁하면 일주일도 안 돼서 주더라.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의아함을 드러냈다. 이에 청중들은 웅성거렸고, 양희은은 "제가 무서워서요?"라고 반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양희은은 "제가 어떤 가수를 잘 되게 할 수는 없지만, 못 되게 할 수는 있다"고 능청스레 덧붙였다.
정재찬은 "1971년에 데뷔하셨는데 지금까지도 신곡을 낸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우리 세대는 양희은 노래를 듣지 않고 살아갈 수 없었다. 그게 어느 날의 추억으로 돌아가는 게 싫다. "고 팬심을 고백했다. 양희은은 "저도 그렇다"며 "19살의 감수성에만 머물고 싶진 않다"고 노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본격적으로 '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 청중에는 전북현대모터스 소속 축구선수 김진수가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부상으로 인해 2연속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음을 밝히며 "처음에 다쳤을 때에는 아내에게 어떻게 전화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현재도 재활 중이다. 너무 힘들지만, 그래도 아내 덕분에 잘 견디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양희은은 "아내가 있어도 대신 아파줄 순 없지 않나. 각자의 아픔은 자신의 몫이다"며 "저도 사실 수술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암전된 무대에서 추락 사고를 당했다"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양희은은 "성대결절도 너무 심해서 '이대로는 노래를 못한다'는 판정을 받기도 했다. 5년간 말을 못 해 가족들과는 필담으로 소통했다. 그래도 발성 연습을 했다. 안 나오던 목소리가 어느결에 트이기 시작했다. 그런 일을 겪고 보니 노래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더라. 부상이 겹쳐지면 그 우울 때문에 아내도 힘들 수 있겠지만, 그 우울을 이겨낼 수 있는 소확행이 필요하다. 나중에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도록 나만의 길을 찾길 바란다"고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