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올해 팀 홈런 199개로 9개팀 중 1위였다. 목동구장의 좁은 덕도 있지만 박병호(52개), 강정호(40개) 등 홈런타자들이 즐비했다. 이택근(21개), 유한준(20개), 이성열(14개), 김민성(12개), 윤석민(10개) 등 두 자리 숫자 홈런타자가 7명이나 된다.
결국 넥센은 플레이오프에서 자신들의 장기인 홈런포로 승리할 수 있었다. 박병호가 침묵했으나, 넥센의 홈런포는 박병호 혼자만이 아니었다. 두 자릿 수 홈런타자 7명을 보유, 어느 타순에서도 홈런이 터질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에서 그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넥센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홈런 6개를 터뜨렸다. 경기당 1.5개. 정규시즌에서 경기당 1.55홈런을 단기전에서도 비슷하게 유지했다. 52홈런을 친 박병호의 홈런포는 불발됐으나 강정호가 2개, 유한준이 2개, 윤석민이 1개, 김민성이 1개씩 터뜨렸다. 두 자리 숫자 홈런타자들이 제 몫을 해냈다.
거의 모든 홈런이 영양가 있는 홈런이었다. 1차전에서 윤석민은 6회 대타로 나와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유한준은 2차전 솔로포, 3차전 솔로포를 날렸다. 강정호는 3차전 선제 결승 솔로포에 이어 4차전 쐐기를 박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김민성은 4차전 2-2 동점에서 결승 스리런 홈런으로 환호했다.
4차전까지 26득점 중 11점을 홈런으로 얻었다. 찬스에서 묵직한 한 방, 4번 박병호만이 아니라 3~6번 그리고 대타 요원까지 한방 능력을 갖고 있어 넥센 타선은 무섭다. LG 투수들은 홈런왕 박병호 견제에는 성공했지만, 박병호 앞뒤의 타자들을 막지 못했다. 박병호까지 터진다면,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고 있는 삼성으로선 넥센의 장타력이 더욱 골치 아플 것이다.
더구나 한국시리즈 1~4차전은 홈런이 비교적 잘 나오는 대구와 목동구장에서 열린다. 5차전 이후로는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긴다. 넥센 타자들은 플레이오프에서 목동구장 뿐만 아니라 넓은 잠실구장에서 오히려 더 많은 2경기 4방의 홈런을 터뜨렸다. 박병호가 쉬었지만, 팀 홈런 199개의 위력을 보여줬다. 박병호만 막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