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0-0으로 맞선 2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은 이승엽은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롯데 선발 홍성민의 몸쪽 직구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라인드라이브성으로 우측 담장을 향해 총알 같이 날아갔다. 관중석 중단에 떨어지는 비거리 120m짜리 시즌 21호 홈런이 됐다.
불 붙은 이승엽의 방망이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3-0으로 앞선 4회 무사 1루에서 홍성민의 5구짜 바깥쪽 141㎞짜리 직구를 밀어쳐 사직구장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05m짜리 시즌 22호 홈런. 이승엽은 전날 롯데전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상대 불펜 투수 김사율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냈다. 이날 연타석 홈런이 더해져 3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프로 야구 역대 36번째, 이승엽 개인 통산 4번째 3연타석 홈런이다. 올 시즌에는 6월17일 문학 SK전에 이어 두 번째다.
이승엽은 전날 홈런으로 2년 만에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경기 후 "기쁘다"고 했지만, 직접 본 그의 표정에서 웃음기는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타격감에 답답함을 나타냈다. 이승엽은 "4경기 만에 안타를 기록했다. 정말 안맞았다"며 "현재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다. 첫 두 타석에서 빗맞은 안타가 나왔는데, 모두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홈런도 내 스윙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전반기 중반에 좋았던 타격감을 되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최근 이승엽의 타격이 부침을 겪는 원인으로 준비 자세를 꼽았다. 류 감독은 "타격 준비 자세를 할 때 (이)승엽이가 방망이를 너무 눕히더라. 그러다보니 스윙이 늦게 나온다. 오늘 빗맞은 안타 2개는 다 방망이 아래 쪽에서 맞았다. 늦는다는 증거"라고 했다. 이어 "오늘(23일) 경기 중에 그 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더라. 그냥 편하게 방망이를 돌렸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류 감독의 조언대로 이승엽은 이날 방망이를 전날에 비해 세운 모습이었다. 백스윙이 간결하게 나오면서 몸쪽·바깥쪽 직구를 모두 홈런으로 연결했다. 몸쪽을 파고드는 직구를 정확한 타이밍에 잡아당겼다. 두 번째 홈런은 바깥쪽 높은 공을 힘으로 밀어쳤다. 시즌 22호 홈런을 마크한 이승엽은 지난 2012년 기록한 21개를 넘어서 국내 무대 복귀 후 개인 최다 홈런도 함께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