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과 LG의 플레이오프(PO)에선 예상을 깬 선수들의 깜짝 활약이 돋보인다. 넥센이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선 가운데 경기별로 최소 1명씩 소위 말하는 '미치는 선수'가 나왔다. 그러나 데일리 MVP의 주인공은 모두가 예상한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었다.
1차전 승리의 주역은 대타로 나선 윤석민(넥센)이다. 그는 2-3으로 뒤진 PO 1차전 6회말 1사 2·3루에서 박동원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상대 정찬헌의 시속 145㎞짜리 높은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지난 시즌 종료 뒤 두산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 된 윤석민은 올 시즌 주전보다는 백업으로 출장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37-10홈런-43타점에 그쳤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가을 무대에서 홈런포로 무력시위를 했다.
2차전에선 신정락이 단연 최고였다. 그는 정규시즌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6.66에 그쳤는데 유일하게 승리를 맛본 팀이 넥센이었다. 신정락은 7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상대 선발이 올 시즌 다승왕을 차지한 밴헤켄인 만큼 그의 호투는 더욱 빛났다. 또 NC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선 3경기 모두 중간 계투로 나와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팀에 승리를 안겼다.
넥센 오재영은 1승1패로 맞선 중요한 3차전에서 최고의 별이 됐다. 그는 30일 3차전에서 6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정규시즌에서 5승6패 평균자책점 6.45를 기록한 오재영은 상대 선발 리오단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완벽한 제구력으로 LG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LG전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83로 호투한 모습을 이어갔다. 5이닝까지만 막아주길 바랐던 염경엽(46) 넥센 감독의 기대를 100% 만족시켰다. 이로써 오재영은 신인왕을 차지한 지난 200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 이후 10년 만에 PS 승리를 기록했다. 그는 "올해 많이 아쉬웠는데 오늘 이 한 경기가 큰 위로가 되는 것 같다"며 "10년 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선 1승2무1패로 맞선 중요한 승부처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올해도 1승1패에서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서 이 악물고 던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