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②]지코 "CL 선배님과 작업 같이 해보고 싶어요"

'아이돌' '아티스트' '천재 프로듀서' 지코(27·우지호)를 수식하는 단어다.
 

블락비로 데뷔해 자신이 부른 노래 제목처럼 아티스트가 됐고 누구나 곡을 받고 싶어하는 프로듀서로 평가받는다.
 

지난 1월 자신의 이름을 영문자로 표기한 KOZ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소속사 대표라는 명함을 하나 더 새겼다.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씽킹(THINKING)'을 두 파트로 발매했다. 앨범명에서 느껴지듯 자신의 생각을 고스란히 전달했고 기존에 해오던 화려한 리듬의 래핑과는 다르게 차분한 노래를 불렀다. 물론 앨범에 다양한 곡을 수록했지만 타이틀로 내세운 곡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랩은 한정적인게 있어요. 생각을 정리하는 앨범인데 더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기엔 노래가 적절했죠. 제 얘기지만 들어보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 놀라면서도 감사했죠.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그 의도가 잘 전달됐나봐요."
 
일곱명에서 홀로서기. 소속사 경영 등 많은 변화가 생겼다. 현재는 그 변화에 잘 적응해가는 단계다. 누군가를 프로듀싱할 수도 더욱 크게 확장할 수도 있는 제한을 두지 않고 다방면으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지코와 취중토크는 베트남에서 진행됐다. 브이 하트비트(V HEARTBEAT) 참석차 호치민을 방문했고 그 곳에서 공연이 끝난 후 잔을 기울였다. 타국에서 조금은 특별했던 인터뷰였다.  
 


-새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나요.
"한 가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마이너·메이저 감성을 전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아티스트가 좋아요. 충분한 재능을 타고 났는데 활동 제약이 있는 친구들을 데리고 오고 싶어요. 그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키워 나갈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은 역할을 하고 싶고요. 아이돌 출신이나 이런건 중요하지 않아요."

-곡 작업 의뢰도 많이 들어오죠.
"예. 많이 들어와요. 좋은 곡이 있는데 다들 생각하는 방향과 목표가 달라 주인을 찾지 못 하고 있는게 있어요."
 
-소속사 운영은 어떤가요.
"아직까진 힘들거나 버거운게 물리적으로 느껴지진 않아요. 그만큼 확장된 상태도 아니고요. 기반을 다지는 단계죠. 현재는 제가 유일한 소속 연예인이나 다름없으니 지코로서 활동을 열심히 해야죠."



-가수·프로듀서·소속사 사장, 뭐가 편한가요.
"프로듀서가 편해요. 전면에 나오지 않고 창작물을 알릴 수 있으니 심리적으로 부담이 덜하거든요."



-지코의 프로듀싱이라는 굉장한 기대감이 있잖아요.
"그런 기대치를 충족시킬 자신감은 늘 있는데 그 과정을 어떻게 보여주냐가 중요하죠."



-요즘도 독서 많이 하나요.
"독서 안 한 지 1년이 넘었어요. 시간도 없었고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 일부러 하지 않았어요.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걸 우선으로 둔 작업이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오는 자극을 받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작업이 더 수월했던 부분도 있고요."
 
가수 지코가 베트남 호치민시의 한 식당에서 일간스포츠와 취중 인터뷰를 가졌다.



-생각을 옮기는 과정에서 제일 힘들었던 건 뭔가요.
"이전에는 한 방에 훅 들어오면 찰나의 순간 몰입해서 곡을 만든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이번에는 방향성이 정해지고 나서 순간순간 오는 자극이 없다보니 재미있고 신나진 않았어요.  

-제일 마음에 드는 곡은 뭔가요.
"'사람'이에요. 앨범에 대한 주제를 가장 잘 다뤘고요. 원래 '인간'으로 제목을 하려다가 너무 과학적인 제목이라 '사람'으로 정했어요."

-평상시에는 뭘 하면 지내나요.
"집에서 그냥 영화나 드라마봐요. 특히 넷플릭스를 좋아해요. 최근엔 '빌어먹을 세상 따위' 시즌2가 나와서 봤어요."



-재미있게 본 영화 좀 추천하자면요.
"영화는 너무 많이 보다보니 베스트를 꼽기가 힘들어요. 저를 편하게 만들었던 건 '플로리다 프로젝트'였고 '우리들'도 감명깊게 봤어요."



-의외네요. 활동적일 거 같은데.
"생각보다 활동적이지 않아요.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해요. 성격은 외향적인데 생활에서는 굉장히 정적이에요. 동선도 정해져있고 움직이는거 싫어해요."



-나름 운동 많이 하지 않았나요.
"건강이 나빠지겠다 싶어서 운동을 했는데 거기에 또 꽂혔죠. 주변에서 그만하라고 할 정도로요. 뮤직비디오 촬영을 앞두고 관뒀죠. 몸이 불어나다보니 스타일링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언젠간 내 아웃핏에 신경쓰지 않아도 될 때 다시 운동을 해보고 싶어요."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도 늘 붙어요.
"이번 앨범에는 오롯이 저에게 집중하고 얘기하고 싶어서 주변 역할을 하는 걸 덜어냈죠. 그래서 패션에 대한 욕심도 덜 냈고요."



-가사에도 중의적 표현이 많아요.
"언어유희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랩을 시작하게 된 것도 한글로 재치있고 멋진 표현을 쓰는게 매력적이라 시작한 거에요."

-고민이 있나요.
"주변 사람들이 한 달만이라도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봤어요. 행복의 기준은 모두 다르지만 그걸 충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요."

-다음 창작에 대한 압박이 있나요.
"이번에 앨범을 내고 다음에 할 것에 대한 정리가 됐어요. 저의 얘기를 하지만 듣는 이들이 수긍한다면 그 사람들의 얘기가 될 수도 있고요. 개인적 감정에 치중한 작업물을 내놓진 않으려고요."

-많은 협업이 있었는데 작업해보고 싶은 가수가 있나요.
"CL 선배님이랑 작업해보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재미있는 작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친분이 전혀 없어요. 실제로 작업을 하게 된다면 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아이돌 프로듀싱도 생각도 있나요.
"제약을 두지 않으려고 해요. 규정을 지어버리면 다른 행보를 보일 때 부작용이 있잖아요. 래퍼인데 노래를 부르는걸 보고 사람들이 '왜 저러지'라는 의문을 가지잖아요. 힙합 레이블도 아니고 엔터테인먼트도 아닌 문화 예술을 아우르고 싶어요."

-반대로 엄청 규모가 커질 수도 있네요.
"수시로 생각이 바뀌니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죠. 우유부단하진 않지만 선택의 순간은 미리 생각을 해요. 플랜비까지 생각하죠."

 



>>[취중토크③] 에서 계속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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