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무리투수 손승락(35)은 후반기 리그 최다 세이브(11개)를 올렸다. 세이브율은 92%에 이른다. 어느새 구원왕 레이스에서 선두로 나섰다. 탄탄한 뒷문을 앞세운 롯데는 후반기 치른 24경기에서 6할(0.609) 대 승률을 기록했다. SK를 7위로 밀어냈고, 5위도 턱밑까지 추격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손승락의 세이브 행진을 향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그 이면에는 여전히 헐거운 허리진이 있기 때문이다. 후반기 필승조로 내세운 우완 사이드암 배장호와 정통파 푸수 조정훈의 투구는 기복이 있다. 2~3경기에 한 번 꼴로 실점을 한다. 전반기 필승조 라인이던 우완 투수 장시환과 윤길현도 제 자리로 돌아오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절할 시간을 가졌지만 제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윤길현은 15일 사직 두산전에서 8-1, 7점 차 리드를 안고 9회말에 등판했지만 4피안타를 맞고 5실점을 했다.
불펜 난조는 손승락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그는 후반기 팀이 치른 24경기에서 15번이나 등판했다. 14⅓이니을 소화 했다. 그 중 세 번은 1이닝 이상 막아야했다. 손승락은 전반기에도 9회 이전에 주자를 두고 등판한 경기가 많았다.
15일 두산전은 불펜 투구 조차 해서는 안될 경기였다.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롯데 이적 뒤 최다 투구수(32개)를 기록했다. 휴식일(14일)을 보냈지만 잦은 등판으로 쌓인 피로감을 털어내긴 부족했다. 4점 차까지 쫓겼고 결국 마운드까지 올랐다. 리드는 지켜냈지만 적시타도 허용했다. 롯데와 손승락 모두 개운하지 않은 마무리를 해야했다.
불펜 투수들의 선전이 필요하다. 1이닝을 남겨 두고 7점 차를 막지 못해 마무리투수가 등판하는 경기를 만들어선 안 된다. 벤치의 선택도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일단 4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할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했다. 손승락의 등판 자체도 되짚어볼 문제다.
체력 저하가 두드러진 시점이다. 7회 이후 승부가 갈리는 경기가 많아졌다. 뒷문이 강한 팀이 순위 경쟁을 주도한다. 현재 롯데의 상승세는 손승락이 주도하고 있다. 당연히 그가 롯데의 가을 축제 참전을 준 키플레이어다. 좋은 기운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동료와 벤치 모두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