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탑(본명 최승현)의 처음 내원 상태는 위독했다. 이산화탄소농도가 높아 호흡 정지 위기가 있었다. 지속적인 중환자실 치료를 통해 고이산화탄소증은 잡았지만 일주일 정도 중환자실 치료가 더 요구된다. 미세한 호전이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의료진은 탑의 의식이 명확하지 않다면서 "잠을 자는 것보다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대목동병원은 7일 오후 4시 응급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탑에 대한 브리핑을 열었다. 홍보실장을 겸하는 이비인후과 김한수 교수, 주치의 응급의학과 이덕희 교수, 신경과 김용재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최희연 교수가 참석했다. 환자 정보 유출과 관련한 내용이기 때문에 브리핑은 환자 가족과 상의 후에 진행됐다. 친권을 갖고 있는 어머니와 대부분 상의했다.
■ 탑 내원 "2017년 6월 6일 12시 34분에 도착했다. 탑은 세 명의 동반자에 의해 들려 있었다. 한 명은 상질 다른 두명은 하질을 든 상태로 내원했다."
■응급의학과 진료 "진찰을 진행한 결과 환자 의식 상태는 깊은 기면과 혼미 사이의 상태로 보였다. 일반적인 자극엔 반응하지 않았고 강한 자극엔 반응했다. 동공이 축소돼 있었고, 뒷반사는 감소돼 있었다. 매우 혈압이 높았고 맥박이 빨리 뛰었다. 불안정한 호흡을 보였다. 저산소증, 고이산화탄소증 호흡부전을 보였다. 위급한 상태라 판단이 됐다."
■약물검사 "소변 약물검사상 검출 가능한 성분은 11개 정도다. 벤조다이제핀이라는 수면제 성분이 다량 검출됐다. 얼마나 복용했는지는 환자 본인이 말해야 하는 부분인데, 환자가 아직까지도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의식이 없다고 판단되므로 알 수 없다. 추정하건데 처방전에 나온 벤조다이제핀과 항우울제를 상당히 많은 양 복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항우울제는 소변검사로 나올 수 없는 성분이기에 검출 유무를 확인하지 못했다."
■중환자실 이동 "약물과다 복용으로 인한 호흡 부전 진단을 내렸다. 지켜본 결과 무호흡발생이 높았고 혹시 모를 사태에 기관삽입이 요구될 수 있다고 판단됐다. 응급 중환자실로 이동해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다."
■현재 탑 상태 "고이산화탄소증은 잡았는데 여전히 심한 기면상태다. 미세하게 호전증상을 보여 지금 강한 자극에 눈을 뜨곤 한다. 그러나 눈 뜬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의학적으로는 의식을 찾았다고 보기 어렵다."
■향후 치료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 협진이 요구된다고 판단하고 이날 오전 11시, 오후 3시 두 차례 진행했지만 정상적인 진료가 불가했다. 환자가 의식이 명확하지 않아 진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태가 호전되면 정신전문의과 협진이 있을 예정이다. 당분간 중환자실 치료는 해야한다."
탑은 지난 6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지방경찰청 4기동단 부대 안에서 오랜 시간 깨어나지 않아 이곳으로 실려왔다. 서울경찰청 홍보담당관실 악대 소속의 직위를 잃은 탑은 지난 5일부터 4기동단 본부소대로 이동해 대기 중이었다. 전출 당일 오후 10시 평소 우울증, 공황장애 등으로 처방받은 신경안정제 등을 과다 복용해 응급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한편 탑은 입대 전인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가수 연습생 한모(21·여)씨와 총 네 차례 대마를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탑은 두 차례 흡연에 대해 인정했으며 소속사를 통해 "커다란 잘못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큰 실망과 물의를 일으킨 점 모든 진심을 다해 사과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앞에 직접나서 사죄드리기 조차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습니다"고 사과했다.
다음은 이대목동병원 브리핑 자료
환자는 세 명의 동반자에 의해 한 명은 상지를, 다른 두 명은 하지를 들린 채,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2017년 6월 6일 12시 34분에 도착하였습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진찰 소견 상 환자의 의식 상태는 일반적인 자극에는 반응이 없고 강한 자극에만 간혹 반응하는 깊은 기면(deep drowsy)과 혼미(stupor) 사이의 상태로 동공이 축소되고 빛 반사가 감소되어 있었습니다. 환자의 생체 징후는 혈압 144/108mmHg, 맥박 128 회/분으로 혈압 상승 및 빠른 맥박 등 불안정한 소견을 보였으며, 응급 동맥 피검사상 저산소증 및 고이산화탄소증(pCO2 60.3, pO2 65, saturation 91%) 등의 호흡부전 소견을 보였습니다. 이에 응급처치를 시행하였고 소변 약물검사상 벤조다이제핀이 양성으로 나와,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인한 호흡부전으로 진단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는 호흡부전 악화 및 무호흡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아 기관지삽관과 인공호흡기 처치가 필요할 수도 있는 상태로 판단하여 응급 중환자실로 16:50분경에 입실되었습니다. 응급 중환자실에서 치료에도 불구하고 동맥 피 검사 상 고이산화탄소증이 호전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중환자실 관리를 하였습니다.
6월 7일 오전 동맥 피 검사상 고이산화탄소증은 호전되었으나 의식은 여전히 심한 기면 상태이어서 신경과 및 정신건강의학과의 협진을 추진하였습니다. 6월 7일 오전 11시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협진이 시도되었으나 기면 상태로 진행이 힘들었고, 오후 3시에 2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면담이 재시도 되었으나 기면 상태의 완전한 회복이 되지 않아 면담이 역시 불가능하였습니다.
향후 환자에 대한 신경과적 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추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협진이 재시도 될 예정입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사진=정시종, 김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