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은 19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코리아컵 인천국제체조대회에서 평균 15.412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1차 시기에서 양학선1(난도 6.4)을 시도했지만 착지 때 옆으로 미끄러지며 14.900점을 받았다. 아쉬운 표정이 가득한 양학선은 2차 시기까지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2차 시기에서 신기술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3바퀴 반 비틀기)'를 성공시켰다. 착지 때 오른쪽 발이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갔지만 깨끗하게 기술을 완성했다. 이 기술은 난도 6.4로 인정받아 15.925점으로 대회 최고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로써 양학선은 난도 6.4 기술 2개 '양학선1' '양학선2'를 모두 보유하게 되면서 명실상부한 '도마의 지존'이 됐다. 이번 대회가 국제체조연맹(FIG) 인증 대회가 아니라 신기술이 공식 등재되지는 않는다.
양학선은 "신기술이 나를 살렸다. 사실 성공 여부를 장담하지 못했는데 성공해서 기쁨이 두 배다"며 웃었다. 양학선은 이번 대회 전까지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양학선은 지난 연말 허리 부상으로 인해 재활치료에 전념하다 1월말 태릉선수촌에 복귀했다. 이후에도 허리 부상을 완전하게 낫지 않아 고생했다. 그래서 신기술 사용 여부에 대해서 계속 고민했다. 양학선2 개발을 함께 한 송주호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도 "신기술 완성은 30% 정도다. 양학선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서 경기 당일까지 신기술을 선보일지 알 수 없다"고 했다. 특히 대회 전 일주일동안 양학선2 시도를 딱 한 번 했는데 착지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날 웜업에서도 한 번도 연습하지 않았다.
그러나 양학선은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1차에서 실수하면서 2차 시기에서는 반드시 신기술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1차에서 실수하지 않았다면 신기술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1차에서는 공중동작에서 너무 여유를 부리다보니 착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2차 때는 회전력을 붙여 착지 때 차라리 한 발 앞으로 나가도록 하겠다고 마음 먹고 시도했는데 딱 들어맞았다"고 설명했다.
양학선은 유독 실전에서 강하다. 그는 그 비결에 대해 "시합에 뛸 때는 두려움을 떨쳐야 한다. 나는 성공 여부를 확률(%)로 표현하지 않는다. 그냥 훈련을 많이하고 자신감이 있으면 된다"고 귀뜸했다. 또 양학선은 연습 때는 오히려 주 기술을 하지 않는다. 이날도 여2 등 다른 기술만 연습했다. 그는 "연습하다 다치는 게 더 안 좋다. 실전에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양학선의 꿈은 더 높다. 신기술을 더 개발할 생각이다. 그는 "언제 또 괴물같은 선수가 나올지 모른다. 또 신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며 "북한 리세광도 6.4 기술을 2개 보유하고 있는데, 나는 6.4 기술 하나를 더 만들어 최초로 내 이름을 딴 6.4 기술 3개를 보유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