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한 눈빛에 빠른 발놀림. 이어지는 찌르기. 남현희(33·성남시청)는 엄마 검객이라 보기 힘들 정도로 빨랐다. 155cm의 작은 키로 펜싱에 뛰어 들어 세계를 제패했던 검객이 돌아왔다. 이제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된 남현희는 "4번째 나서는 아시안게임은 남다르다. 부산 아시안게임에 처음 나설 때 금메달을 따겠다는 의지 하나로 열심히 했다"고 처음을 떠올렸다. 당시 남현희는 여자 플러레 단체전에서 1위에 올랐다. 남현희는 "인천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하겠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더 노련해졌다는 것이다. 처음 출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딸 하이에게 금메달을 걸어주겠다"고 초심을 말했다.
남현희는 지난해 5월 딸 공하이를 출산했다. 출산 후 휴식을 취한 뒤 검을 잡았고 다시 정상의 기량을 되찾았다. 그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도전할 생각은 없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런데 성적이 꾸준히 나왔다. 2014년 치른 헝가리 부다페스트 월드컵에서 개인전 3위에 이름을 올렸고, 러시아 국제월드컵과 중국 상하이 국제월드컵에서 단체전 3위에 올랐다. 그리고 아시아펜싱선수권에서 개인·단체 모두 1위에 오르며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남현희는 "다쳐서 수술을 받으면 재활이 힘들다고 하더라. 그런데 난 수술을 한 적이 없다"며 "그런데 출산 후 조리가 몇배는 더 힘든 것 같다"고 떠올렸다. 올라오지 않는 스피드는 경험으로 채웠다. 그는 "예전에는 내가 들어가면 80~90% 이긴다는 순간이 있었다. 출산 후에는 50대 50이 됐다. 스피드가 떨어진 것이다. 약점은 경험으로 채우고 있다"고 했다. 주변의 도움에 감사하는 마음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와 시어머니가 많이 도와줬다. 아기랑 떨어져서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운동선수는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엄마 검객의 목표는 딸에게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는 것이다. 남현희는 딸아이 하이에게 진심을 담아 목표를 말했다.
"많이 못 챙겨줘서 미안해! 지금까지 최선을 다한 만큼 엄마가 좋은 결과를 얻을게. 열심히 한만큼 금메달을 꼭 따서 목에 걸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