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24 등 인터넷 서점들이 책가격 덤핑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 서점들은 오프라인 서점에 비해 큰 폭의 책가격 할인을 경쟁력으로 삼아왔지만 최근의 할인폭은 도가 넘었다는 지적이다. 올 11월 도서정가제 시행(온·오프라인 서점 모두 정가의 10% 할인만 허용)을 앞두고 출판사들의 할인 판매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인터텟 서점들이 그 창구가 되고 있는 셈이다.
50% 할인은 애교
YES24 등 인터넷 서점들은 아예 '특가도서' 메뉴를 만들어놓고 출간 반 년도 안 된 신간들까지도 30% 이상 할인 판매하고 있다. 구간의 경우 50% 할인은 기본이고, 80~90%까지 할인폭이 치솟는 상황이다. 고전들을 번역한 '더클래식' 시리즈는 할인폭이 평균 70~90%에 이른다. 이 출판사 책들의 실제 구매가는 대부분 2000원 안팎이다. 이런 가격에 익숙한 독자들은 제 값을 내고 신간 구매를 하기 어렵고, 출판계에서 신간이 줄고 판매가 부진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정가로 책을 내고 판매하는 출판사들이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YES24는 지난달 '1000만 회원 돌파 기념 90% 할인 이벤트'를 실시해 구매자들을 끌어모았다. 기간을 정해놓기는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할인 이벤트가 상시화되는 분위기다.
경제 불황 속에서 많은 출판사가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책 세일은 할인 창고에 쌓여있던 악성 재고를 털어내거나 품질은 좋은데 정가가 너무 비싸서 안 팔렸던 책들을 처분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과도한 할인 폭으로 팔리면 출판사에겐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 오히려 손해를 보면서 팔기도 한다.
B출판사 편집장은 "요즘 50% 할인은 애교"라면서 "물류비를 물면서 악성재고를 창고에 놓고 있는 것보다는 할인 이벤트로 파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할인 이벤트로 책을 없애면서 출판사의 다른 책을 홍보한다는 전략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책값 비싸게 매기고 할인 판매로
이같은 할인폭 적용은 일시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11월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규정 이상의 할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더욱 할인 판매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S출판사 대표는 "온갖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 할인 폭이 한정된 신간도 분야에 상관없이 할인 폭을 넓힐 수 있는 실용도서로 잡아서 과도한 할인 판매를 하고, 애초부터 할인 폭을 크게 할 목적으로 책값을 높게 책정해 출간하기도 한다"면서 "이런 책들을 받아주는 온·오프라인 서점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C출판사 편집자는 "할인 판매가 심한 상황이지만 잘못됐다고 탓할 수만은 없다. 사정이 어려운 작은 출판사들은 도서정가제가 오기 전에 손해를 막으려는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YES24 관계자는 할인 판매에 대해 "할인 이벤트가 많고, 보통 때보다 폭넓게 할인하고 있지만 통상적인 할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