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이하 한국시간)까지 22경기에서 23⅔이닝을 던져 1승 6홀드 평균자책점 1.14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25로 20이닝 이상을 소화한 메이저리그 투수 214명 가운데 가장 낮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은 0.75, 9이닝당 탈삼진은 12.3개다. 통계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오승환의 공에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20.3% 확률로 헛스윙을 한다고 집계한다. 20% 이상은 오승환이 유일하다.
현지 반응도 뜨겁다. ESPN은 지난 23일 "오승환과 케빈 지그리스트가 없었다면, 세인트루이스는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나오지 못하는 날 고민이 됐을 것이다.
오승환은 임시 마무리까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마침 전날 경기에서 로젠탈은 1이닝 2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흔들렸다. 오승환은 마무리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김선우 본지 위원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오승환의 활약이 대단하다.
"정말 잘 하고 있다. 현지 언론도 칭찬일색이더라. 4월 초반 제구가 다소 흔들렸지만, 지금은 우리가 익히 아는 오승환의 피칭을 하고 있다.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의 도움도 크다고 생각한다. 시즌 초반엔 변화구 비중을 높인 볼 배합을 했다.
오승환의 패스트볼이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던 것 같다. 시즌을 치르면서 직구 구위가 올라갔고, 지금은 직구 위주 볼 배합을 한다. 제구까지 잡히면서 말 그대로 '언터쳐블'이 됐다."
- 5월 들어 제구가 한층 안정됐다. 일본 리그 경험이 도움이 됐을까.
"일본 타자들은 정교한 타격을 한다. 투수 입장에서 구위 못지 않게 제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일본에서 두 시즌 뛰면서 제구력이 한층 좋아진 것 같다. 지금 대체적으로 공이 낮게 들어간다. 높은 공이 없기 때문에 장타 허용이 적다. 오승환의 직구 구속은 시속 92~93마일(약 148~150㎞)에 불과하다. 96~97마일(154~156㎞)을 뿌리는 빅리그 필승조 투수의 구속보다 느리다. 그러나 제구력이 좋기 때문에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 오승환의 마무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마무리 로젠탈이 부진하다면, 언론에서 충분히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순리대로 가야한다. 오승환이 마무리를 맡는다는 건 팀에는 큰 변화다. 자칫 팀 분위기가 불편해질 가능성도 있다. 오승환도 그런 분위기는 바라지 않을 것이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순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애덤 웨인라이트가 부진하지만, 개막전 선발을 맡겼도, 지금도 꾸준히 기용하고 있다. 팀 케미스트리를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오승환이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오승환이 당장 마무리를 맡는 건 반대하는 입장이다."
- 마무리를 맡을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한데.
"물론이다. 세인트루이스의 불펜 상황이 악화돼 선택을 해야 한다면, 지금 가장 유력한 대안은 오승환이다. 구위와 제구, 모든 성적이 마무리를 맡기에 부족함이 없다. 만약 오승환이 마무리를 맡는다면 매서니 감독이 칼을 뽑았다는 뜻이다.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오승환은 7~8회 등판이 편할 것이다. 로젠탈이 안정적으로 뒷문을 막아내는 게 팀과 오승환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다같이 잘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팀 융화를 중요시한다."
- 공인구에 대한 적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내가 그런 예상을 했다.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KBO리그 공인구에 비해 매끈하고, 실밥이 덜 도드라진다. 좋고 나쁘고 여부를 떠나서 적응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캠프에서 오승환을 만나보니 '공인구가 잘 맞는다'고 하더라.
어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했다. 공을 잡았을 때 느낌이 마운드에서 자신감으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거쳤고,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임하는 것 같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적응을 잘 하고 있다. 동료들이 오승환을 따르는 장면도 봤다. 굳이 마무리가 아니라도 이미 팀 불펜의 중심에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