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최용수 감독이 13일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3-1로 제압한 뒤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요즘 클래식 최대 이슈는 서울의 로테이션 시스템이다. 서울은 정규리그 외에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도 나란히 4강에 올라 있다. 클래식에서 3개 대회를 모두 소화하고 있는 유일한 팀이다. 그러다보니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8월 이후 3일에 한 번꼴로 계속 경기가 있다. 최 감독은 경기마다 베스트11을 6~7명씩 바꾸는 과감한 선수기용으로 대박을 쳤다. 살인일정 속에 지난 7일 포항 원정(1-0 승), 10일 성남 원정(2-1 승)에 이어 13일에도 인천을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최근 정규리그 7경기 연속 무패(6승1무)다.
최근 3연승의 비결 중 하나는 최 감독과 코치들의 '열린 토론'이었다.
최 감독은 경기 전날 코칭스태프 회의 때 코치들 각자가 18명의 출전명단을 들고 들어오게 한다. 김성재, 이기형, 김한윤, 아디 코치와 원종덕 골키퍼 코치, 칸노 아쯔시(일본) 피지컬 코치 등 6명이 모두 참석한다. 물론 최 감독도 베스트11를 구상하고 있지만 왜 출전명단을 그렇게 짰는지 코치들의 의견을 먼저 듣는다. 코치들의 생각이 일치할 때도 있지만 다를 때도 많다. 각자 주장이 너무 강해 코치들끼리 심한 마찰이 일어날 정도로 토론은 치열하다. 이 경우 수습은 최 감독의 몫이다. 최 감독이 결정하고나면 일절 뒷말은 없다.
포항-성남-인천전을 앞두고 최 감독과 코치들의 의견이 조금 엇갈렸다.
최 감독은 포항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선수를 대거 교체해 성남전에 나서려고 했다. 반면, 코치들은 선수들이 피곤하더라도 포항 원정 멤버 그대로 성남 원정까지 치르고 13일 인천전에서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자고 했다. 17일 웨스턴 시드니(호주)와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때 정예 멤버를 낼 수 있도록 리듬을 조절하자는 뜻이었다. 고민하던 최 감독은 코치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포항전 멤버 중 골키퍼 유상훈과 미드필더 이상협, 경고누적인 고요한을 뺀 8명을 성남전에 내보낸 뒤 인천전 때 큰 폭의 변화를 줬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서울은 포항-성남 원정에서 2연승을 거뒀다. 또한 2연속 원정에 뛰지 못해 출전에 목 말라 있던 선수들이 인천을 상대로 맹공을 퍼부으며 손쉬운 승리를 낚았다. 최 감독의 '열린 귀'가 큰 위력을 발휘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