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친화적 활동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걸그룹으로 데뷔해 정상을 찍었지만 '왕따 논란'을 시작으로 하향세를 걸었다. 팀 재편도 여러 번 있었다. 동시에 대중들로부터 '비호감'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최근 5년 전 '왕따 논란'의 진실이 밝혀졌지만 티아라를 향한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았다.
6월 컴백을 앞두고 보람과 소연이 탈퇴하며 다시 4인조로 재편했다. 티아라는 술잔을 기울이면서 티아라에겐 '변화'는 '두려움'이었다고 고백했다. '내 이름은'으로 5년 만에 눈물을 펑펑 흘린 것도 이런 우여곡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울지 않으려고 했지만 제어가 안 됐어요. 이젠 '웃는 티아라'로 보여주고 싶어요."
티아라는 어느 걸그룹보다 끈끈했다.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청춘을 티아라에 온전히 다 바쳤다. 인생의 절반을 티아라에 쏟은 거나 다름없었다. '연예인'을 '직장인'과 비교하며 "직업마다 겪은 스트레스는 같은 강도일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어른스러움이 묻어났다.
티아라는 올해 12월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앞으로 티아라의 운명은 네 명에게 달렸다. 과연 티아라는 어떤 선택을 할까.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원래 친했던 게 아니라 일에 의해서 팀이 만들어졌잖아요. 초반엔 트러블도 있었을 텐데.
효민 "자매처럼 지내서 삐치고 이런 건 당연히 있죠. 그래도 '왜 저러냐 웃긴다'이러고 털어놓고 넘어갔죠."
은정 "싫은 소리를 잘 못 해요. 참는다는 것보다 이해하는 게 더 맞는 표현 같아요. 날카롭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냥 얘기할 게 있으면 얘기하고 상황을 뾰족하게 만들진 않아요. 모두가.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들이니까요." - 고기 좋아하나요.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은정 "정말 좋아해요. 오늘은 먹는 날이에요."
큐리 "그때그때 의상에 따라 관리해요. 옷이 안 맞겠다 싶으면 전날 먹는 걸 참아요."
효민 "만날 굶는 건 절대 못 해요."
- 어디까지 다이어트 해봤나요.
은정 "두 명이 비빔밥에 채소만 나눠 먹었어요. 고추장도 빼고. 채소 맛으로 먹었어요."
효민 "'보핍보핍' 준비할 때였어요. 스태프이 남긴 김밥을 손으로 집어 주머니에 넣고 멤버들을 화장실로 불러서 다 같이 먹었어요. '청춘불패' 땐 (김)태우 오빠가 같이 활동하고 있었는데 '밥 먹었냐' 묻길래 '못 먹었다'고 했더니 과자를 주셨어요. 그런데 그걸 숙소에 못 들고 가니까 화장실에서 멤버들과 교대로 들어가서 먹었어요. 지금은 절대 이렇게 못 해요."
- 각자 집에서 생활하나요.
은정 "네. 그런데 숙소 생활 때가 확실히 재미있어요. 오히려 숙소가 자유거든요. 약간 셰어하우스 같고요."
지연 "회사에 활동할 때만 숙소 해주실 수 없냐고 물었었는데 안 해주시더라고요.(웃음)"
효민 "예전에 돈 모아서 1~2년 살았어요. 부모님들이 돈 든다고 들어오라고 해서 철수했죠.(웃음) 그땐 해외 가기 전이었거든요."
- 많이 벌지 않나요.
은정 "무성한 소문만큼은 아닌 것 같아요. 저희가 가져가는 게 아니라서요.(웃음)"
- 중국에서의 인기 비결을 '촌스러움" 이라고 표현했어요.
효민 "사실 '뽕끼'라는 말을 방송에서 할 수 없어서 '촌스러움'이라고 말 했던 거예요. 티아라 노래 멜로디엔 '뽕'스러움이 있어요. 그게 중국에서도 한몫 한 것 같아요."
은정 "해외에서도 '뽕끼' 있는 '보핍보핍' '넘버나인' '처음처럼' '왜 이러니'를 좋아해주세요. 우리 노래 중에 좋은 노래가 참 많아요. 항상 사람들이 '그래도 티아라는 노래가 좋지'라는 말을 해요."
- 왜 '그래도'가 붙을까요.
은정 "'비호감'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아요. 그래서 '그래도'가 붙는 게 아닐까요. 어쩔 수 없죠."
- 같은 소속사 후배들이 데뷔했어요.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효민 "며칠 전에 다이아 채연이와 대화를 나눴어요. 우리가 데뷔 때 겪었던 것들을 고스란히 겪고 있더라고요. 다 해봤던 것들이라 ‘귀엽다’라고 생각했어요. 힘들어도 어차피 하게 될 테니까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잘했으면 좋겠어요."
은정 "'감정은 필요 없더라'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 청춘을 티아라로 보냈어요. 후회하진 않나요.
은정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효민 "아이돌이 된 것도 후회한 적도 없어요. 오히려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K팝이 가장 주목과 관심을 받을 때 활동했어요. 감사하죠."
- 일반인 친구들이 부러울 때가 있나요.
효민 "그냥 훅 여행 떠날 때 부럽더라고요."
- 결혼한 친구들도 있을 텐데.
효민 "가장 친한 친구가 9월에 시집가요. 친구가 엄마가 된다고 생각하니까 이상해요. 확실히 또래 친구들보다 어리게 사는 것 같아요. 겉모습이든 생활 패턴이든. 친구들을 보면 '내가 잘살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 다들 연애도 해봤죠.
큐리 "지금까지 연애를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하면 말이 안 되죠."
은정 "몰래몰래 많이 했어요. 결혼 생각하면 점점 신중해져요."
-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싶나요.
은정 "예의 바르고 책임감도 있으면서 남자다운 사람이요. 사실 이 얘기를 언니들이 했었어요. 예전엔 '그게 뭐가 중요해. 트렌치코드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 좋아'라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요.(웃음) 언니들이 100%인 남자를 찾으려고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70~80% 일 때 괜찮으면 사랑하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맞는 말 같아요.(웃음)"
효민 "대화가 끊기지 않고 재밌으면 좋겠어요. 겉모습은 수수했으면 좋겠어요. 겉멋 들고 외모에 신경 쓰는 사람보다 내추럴한 남자가 좋아요."
큐리 "눈 찢어진 사람이 이상형이라는 건 바뀌지 않았어요. 다만 패턴이 비슷하고 같은 업종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불규칙한 생활을 하니까 일반 직장인보다는 이해를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서로를 위해 윈윈 할 수 있는 사람이 잘 맞을 것 같아요."
- 가장 길게 해 본 연애는요.
은정 "첫 연애 때 일반인과 3년을 사귀었어요. 공개 연애를 하지 않았지만 친구들에겐 다 들켰죠."
- 결혼은 할 건가요.
은정 "당연히 해야죠. 계약서에 결혼에 대한 조항은 없습니다. 오히려 회사로부터 축의금을 더 받아야죠.(웃음)"
- 12월에 계약이 만료예요. 앞으로 티아라는 어떻게 되나요.
일동 "모르겠어요."
효민 "답이 없으면 다른 답을 찾아야겠죠."
지연 "그때 돼봐야 알 것 같아요."
은정 "머리가 복잡한 일들이 많아서 앞에 있는 걸 먼저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먼저예요. 다음 단계를 아직 생각 안 했어요."
- 티아라를 유지하고 싶나요.
지연 "멤버들 모두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똑같아요."
효민 "취미 활동처럼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에요. 현실적인 부분도 있고 나이도 있어요. 그리고 하나뿐인 직업이잖아요. 앞으로 우리끼리 이야기 나누면서 방향이 결정될 것 같아요."
- 솔로로 활동할 계획은 없나요.
지연 "이번 앨범에 솔로 곡이 담겼어요. 음악방송에서도 각자 솔로 무대를 가졌고요. 이걸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감사해야 할 것 같아요."
- 끈끈한 팀 같아요.
효민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그렇게 된 것 같다'는 말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죠.(웃음)"
- 티아라에게 티아라란.
은정 "20대를 티아라에 다 바쳤어요. 티아라로 청춘을 보냈고요. 제 전부예요.
효민 힘든 이야기를 하는 것도 오늘 단 하루뿐 이에요. 내일 되면 또 잊을 거예요. 하루살이 같은 삶을 사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밝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큐리 "팬들에게 고마워요. 우리 팬은 티아라 팬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다니지 못하고 있거든요. 티아라 팬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해주고 싶어요."
은정·지연 "항상 옆에서 응원해줘서 고마워요."
효민 "우리가 힘든 만큼 힘들었고, 어쩌면 우리가 힘든 것보다 더 힘들었을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