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男 세팍타크로, 최강 태국 넘어 金 도전
"4년을 기다렸습니다. 금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한국 남자 세팍타크로 이기훈(50·고양시청) 감독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자신했다.
세팍타크로는 태국이 아시아 최강이다.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27개의 금메달 중 18개를 태국이 휩쓸었다. 이어 말레이시아·미얀마가 금메달 3개씩을 차지하는 등 동남아 국가들이 초강세다. 한국은 2002년 부산 대회 금메달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4년 전 광저우 때는 은과 동, 한 개씩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4년간 실력이 눈부시게 성장했다. 특히 2012년 세계선수권에서 최강 태국을 누르고 사상 처음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 분위기를 등에 업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가파른 실력 향상의 비결은 강도 높은 훈련이다. 이 감독은 "4년간 하루 평균 7~8시간의 강훈련을 했다. 그것도 모자라 늦은 밤까지 개인훈련 하는 선수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경험도 큰 자산이다. 이 감독은 "현재 선수들 대부분이 운동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고 대표팀에서도 5년 이상 뛰었다. 선수 경력으로는 정점에 도달했을 시점이다"고 평가했다.
세팍타크로는 말레이시아어 '세팍'(발로 차다)과 태국어 '타크로'(공)의 합성어다. 남녀 3개씩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손을 제외한 전신을 이용해 155cm의 네트에 걸리지 않고 3회 이내에 공을 상대 코트로 넘기는 경기다. 언뜻 보기엔 족구와 비슷하지만 공이 바운드되면 실점이기 때문에 발로 하는 배구에 가깝다. 킬러라 불리는 공격수는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켜 상대 코트로 내려 꽂는 롤링킥, 공중에서 옆으로 쓰러지며 공을 때리는 시저스킥 등 축구에서 한 경기에 나올까말까 한 고급 기술들을 경기 내내 구사한다. 유연성과 민첩성이 절대적이다. 2명이 출전하는 더블, 3명이 출전하는 레구, 레구 단체전(3전 2선승제) 등 3종목이 있다. 21점 두 세트를 먼저 따내는 팀이 승리하고 3세트만 15점이다. 한국은 김영만(28·청주시청), 임안수(26·고양시청), 정원덕(26·고양시청)이 출전하는 더블에 기대를 걸고 있다.
피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