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분명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팀을 하나로 만들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힘을 다할 겁니다. 모든 책임은 감독인 내가 지겠습니다."
김학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의리 논란'을 정면 돌파했다. 김 감독은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최종엔트리 20명을 발표했다. 김 감독은 부상에서 100%로 회복하지 못한 백승호(지로나)를 제외했지만, 황희찬(잘츠부르크)·이승우(베로나) 등은 예상대로 23세 이하 자원으로 뽑았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3장은 손흥민(토트넘) 조현우(대구) 황의조(감바 오사카)에게 돌아갔다. 이 중 황의조는 축구팬들 사이에서 논란의 대상이었다. 김 감독이 대표팀 선발을 앞두고 황의조를 뽑을 것이란 이야기가 돌자 일부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두 골을 터뜨린 골잡이 손흥민과 눈부신 선방을 펼친 골키퍼 조현우와 달리, 황의조는 대표팀에서 활약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감독은 성남 FC 사령탑 시절 황의조를 프로에 데뷔시키고 중용했다. 김 감독이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제자를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 사실을 잘 아는 김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이 시작되자마자 황의조 얘기부터 꺼냈다. 김 감독은 "(황의조 선발이) 많은 논란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을 뗀 뒤 "난 학연·지연·의리로 선수를 뽑는 지도자가 아니다. 성적을 반드시 내야 하는 상황에서 사적 감정으로 선수를 뽑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감독의 전술을 잘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선수를 뽑은 것이란 뜻이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황의조의 뛰어난 경기력이 발탁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황의조는 현재 컨디션이 매우 좋다. 왜 석현준(트루아)을 안 뽑고 황의조를 뽑냐는 목소리도 있는데, 현재 컨디션을 가장 큰 기준으로 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의조는 현재 일본 J리그에서 7골을 기록해 최다 득점 3위를 달리고 있다. 컵대회 득점까지 합치면 11골을 몰아쳤다.
해외파 공격수들의 합류 시점도 황의조를 뽑는 데 영향을 미쳤다. 김학범호는 손흥민·황희찬·이승우 등 월드컵 무대를 누빈 공격진을 갖추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이들의 소속팀과 합류 시점을 확정하진 못했다. 김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은 합류 시점이 불투명하다"며 "모든 공격수가 예선전에 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 공격수는 나상호 1명뿐이다. 그래서 와일드카드 1장을 공격 자원에 더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메달 포부도 밝혔다. 김 감독은 "내 목표는 이렇게 좋은 팀이 꼭 금메달을 따서 모든 선수들이 원하는 것을 이뤄 내는 것"이라면서 "어느 한 개인의 팀으로 이뤄지는 건 절대로 없다.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대표팀은 오는 3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본격적으로 아시안게임 준비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