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장원준은 올 시즌 전반기 18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5패 평균자책점 4.39를 기록했다. 그는 9승을 따낸 유먼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승수를 올리며 복귀 첫 시즌 순항했다. 그러나 보이는 성적이 전부는 아니었다. 장원준은 등판을 마친 뒤 늘 자신의 투구 내용에 불만을 나타냈다. "공을 채는 느낌이 덜하다. 내 공을 던지지 못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장원준은 올스타 휴식기 동안 불만의 원인을 찾아냈다. 그는 30일 부산 두산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뒤 "전반기에는 밸런스가 좋지 않다보니 상체 위주 투구를 했다"며 "상체에 힘이 들어가니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지 않았다. 제구력 뿐만 아니라 구속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상체에 힘을 빼고 던져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했다. 제구가 잡힌 원동력은 '상체'에 있었다.
장원준은 평소 칭찬에 인색하다. 자신에 대한 칭찬은 더더욱 쑥쓰러워 한다. 그러나 이날은 이례적으로 "모처럼 마음에 드는 공을 던졌다"고 밝혔다. 그는 "직구와 변화구 모두 제구가 괜찮았다"며 "경기 초반 체인지업이 잘 먹혔다. 중반 들어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노리길래 패턴을 바꿨다. 직구와 커브의 비중을 높였는데 그점이 주효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비로 노게임이 선언된 지난 23일 잠실 LG전부터 조금씩 공을 채는 느낌을 찾았다. 그때부터 직구가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팀이 위기에 빠진 것도 호투의 원동력이 됐다. 장원준은 "어제(29일) 큰 점수 차로 졌고, 이로 인해 두산에게 반 경기 차로 쫓기는 상황이 됐다. 때문에 오늘 투구를 할 때 공 하나 하나에 집중했다"며 "전반기 마치고 체력 보충한 게 도움이 됐다. 전반기 팀이 연승할 때 혼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런 만큼 후반기에는 연패할 때 끊어주고 연승은 이어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