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O 리그 전반기가 8월 1일로 마무리됐다. 10개 구단 중 중위권으로 볼 수 있는 팀이 꽤 많다. 이 시점까지 8위 삼성의 승률은 0.486(35승 37패)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는 KIA로, 승률 0.551(38승31패)를 기록했다. 5위와 8위의 승차는 4.5~5경기에 불과하다. 6위부터 8위까지 5강을 노릴 수 있다.
2019시즌 개막 15주 차까지 성적을 살펴보자. 최하위 롯데는 승률 0.362(25승1무44패), 9위 KIA는 0.406(28승1무41패)였다. 5위 NC가 간신히 5할(0.514) 승률을 넘었다. 6위 KT는 31승41패(승률 0.431)에 그쳤다. 올 시즌과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현재 중위권이 두꺼워진 이유 중 한 가지다. '2약' SK와 한화의 경쟁력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른 팀에 너무 쉽게, 너무 많은 승리를 내주고 있다. SK는 한화를 상대로만 우세한 전적(7승·1무·4패)을 올렸다. 롯데와는 3승 3패. 다른 7팀을 상대로 모두 열세다. 한화는 두산과 3승3패로 맞섰고, 나머지 8개 팀에게는 모두 열세다.
LG는 '2약'을 상대로 20승(3패)을 쓸어담았다. SK전 전적은 10승2패, 한화와는 10승1패다. 다른 7개 팀도 SK와 한화를 상대로 LG처럼 압도적인 전적을 거둘 수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0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 하려면 승률 0.550 이상을 기록해야 안정권이 될 것이다. 144경기 중 78~80승은 거둬야 한다는 얘기다.
4~5개 팀이 5강 진입을 두고 경쟁하는 구도는 리그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5위 팀의 승률이 너무 높은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5할을 조금 넘는 수준이 정상이라고 본다. 2019시즌 NC(0.514)가 그런 경우였다.
리그 5위 팀의 승률이 너무 높다면, 아래 순위 팀 승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추세라면 한화와 SK는 지금보다 더 낮은 승률을 기록할 확률이 높아진다. 특정 두 팀이 '승리 자판기'로 전락하면 KBO리그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SK·한화와의 잔여 경기 수가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전망이 이미 나온다. 나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라고 생각한다.
한화와 SK가 분전해야 한다. 더 많은 승리로 리그 순위 경쟁을 뜨겁게 만들어야 한다. 두 팀까지 잘해서 매일 열리는 다섯 경기가 전반기보다 치열해지기를 바란다.
SK는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명쾌하게 진단하기 어렵다. 지난해 나란히 17승을 합작한 김광현(세인트루이스)과 앙헬 산체스(요미우리)가 이탈하며 생긴 공백이 크기는 하다. 그래도 팀 전력이 다른 팀에 비해 이렇게까지 뒤지는 팀은 아니다.
한화는 외국인 타자 브랜든 반즈를 새로 영입했다. 타선이 강화됐으니 매 경기 총력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구 기복이 큰 젊은 투수들을 팀 차원에서 잘 관리해야 한다.
무더위가 곧 시작된다. 여름철 체력 관리, 부상 관리는 모든 팀의 화두다. SK와 한화는 더 각별하게 신경을 써서 전력의 추가 이탈을 막아야 한다. 리그 전체의 건강한 경쟁을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