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은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벌어진다. 아시안게임 축구는 23세 이하만 출전할 수 있고 팀당 최대 3명까지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발이 가능하다. 최종엔트리 마감시한은 다음 달 15일이다.
이광종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축구대표팀은 2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린다. 이 감독은 우승을 위해 손흥민이 꼭 필요하다. 손흥민도 출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실적으로 병역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손흥민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 병역 혜택을 받아 유럽에서 오래 활약할 수 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의무차출 대회가 아니다. 레버쿠젠이 반대하면 손흥민은 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없다. 8월 24일 정규리그 개막을 앞둔 레버쿠젠은 손흥민 차출에 부정적이다.
사실 아시안게임에 앞서 불거지는 이 같은 갈등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직전 AS모나코 소속이었던 박주영(29)이 화두였다. 당시 사령탑 홍명보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박주영을 선발하려 했지만 모나코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박주영이 모나코에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자, 구단은 "프로가 왜 군대를 가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박주영이 모나코에 입단할 때 병역 언급을 아예 하지 않아 모나코는 한국 현실을 전혀 몰랐다. 박주영은 직접 구단주와 담판을 짓고 기어이 허락을 받았다.
기성용(25·스완지시티)은 박주영과 달리 결국 출전하지 못했다. 기성용도 처음에 소속 팀 셀틱이 반대했다. 기성용은 끈질긴 설득 끝에 "조별리그 통과 후 토너먼트 때 보내준다"는 조건부 승낙을 얻었지만 홍 감독이 "다른 선수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거절했다.
요즘에는 미리미리 구단의 양해를 구해놓는 방법이 대세다.
이광종호 승선 가능성이 높은 왼쪽 풀백 박주호(27·마인츠)와 김진수(22·호펜하임)가 대표적이다. 박주호는 와일드카드 선발이 유력하다. 이 감독은 왼쪽 풀백부터 수비형 미드필더, 왼쪽 미드필더까지 소화 가능한 박주호의 멀티 능력을 높이 사고 있다. 박주호는 작년 여름 마인츠로 이적할 때 아시안게임 선발에 대비해 협조를 구해놨다.
지난 7월 호펜하임에 입단한 김진수도 사전에 구단 약속을 받았다. 두 선수는 뽑히기만 하면 출전에 문제가 없다. 반면 손흥민은 작년 여름 레버쿠젠으로 팀을 옮기면서 이런 사전 작업을 못했다. 4년 전 박주영처럼 직접 나서 구단의 마음을 돌려야하지만 녹록치 않을 것 같다.
30일 열리는 FC서울과 레버쿠젠의 친선경기를 하루 앞두고 진행된 29일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관련 질문이 나오자 레버쿠젠 디르크 메쉬 대변인은 "할 말이 없다"며 딱 잘랐다.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볼 때 향후 설득 작업이 험난해 보인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가수 걸스데이 민아(21)와의 열애설에 휩싸였다. 걸스데이의 소속사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민아로부터 확인 결과 두 사람이 좋은 감정을 가지고 만나기 시작하는 단계다"고 밝혔다. 손흥민 측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