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는 지난 24일(한국시간) 미국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홈 경기에서 '김현수의 날(김현수 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입장 관중 전원에게 한글로 구단명 '볼티모어'와 김현수의 이름을 새긴 티셔츠를 선물했다. 경기를 앞둔 볼티모어 선수들은 모두 김현수가 됐다. 구단이 준비한 티셔츠를 입고 훈련을 소화하며 함께 '김현수 데이'를 즐겼다.
볼티모어가 특정 선수의 이름으로 행사를 진행한 건 올해 두 번 있다.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를 달리는 중심 타자 마크 트럼보와 김현수가 주인공이 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날 홈 관중은 3만7815명에 달했다. 시즌 평균 관중(2만6513명)보다 1만명 이상 많았다. 볼티모어는 2-2로 맞선 연장 12회 트럼보가 솔로 홈런을 날려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오리올파크 밤 하늘에는 화려한 폭죽쇼가 펼쳐졌다. 김선우 위원이 '김현수 데이'에 대해 말했다
- 왜 '김현수의 날'이었을까.
"올해 어떤 선수를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했는지 중요하다. 트럼보와 김현수, 모두 올해 팀에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다. 여러 선수가 새롭게 볼티모어의 일원이 됐지만, 주축으로 활약한 이는 트럼보와 김현수 뿐이다. 트럼보는 중심 타선에 활약하고 있고, 김현수는 테이블세터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김현수는 시즌 초반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 게다가 신인 선수 아닌가. 구단 안팎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김현수 데이'의 의미는 정말 크다."
- 9월 들어 입지가 줄어들었는데.
"감독의 기용 여부, 선수단 내에서 입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행사는 전적으로 구단 마케팅 담당 부서에서 게획하고 진행한다. 김현수는 올해 스토리가 있다. 홈 관중의 야유를 받으며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실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주전 자리까지 꿰찼다. 볼티모어 구단에 대한 한국 팬의 관심도 높아졌다. 충분히 자격을 갖췄다."
- 선수단 전원이 김현수 티셔츠를 입고 훈련을 했다.
"사진을 봤는데, 멋지더라. 김현수의 동료 관계를 알 수 있는 모습이다. 더그아웃과 라커룸에서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김현수의 인터뷰를 볼 때마다 '겸손함'이 느껴진다. 겸손함과 실력을 갖춘 신인 선수는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다."
- 구단은 한글 티셔츠를 관중 전원에게 제공했다.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규모의 경제가 다르다. 메이저리그는 마케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좋은 상품을 만들어서 꾸준하게 구장을 찾게 만든다. 구단 홍보는 물론 팬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일반 상품보다 특별 상품이 더 인기가 높다. 소위 말하는 '한정판'을 만들어서 비싼 가격에 판매한다. 김현수 티셔츠 역시 사인이 담긴 한정판을 만들었을 것이다. 김현수를 좋아하는 팬이면 갖고 싶을 수 밖에 없다. 김현수 티셔츠는 디자인이 조금 아쉬웠다. 한국 선수가 처음이다보니 한글을 접할 기회가 없던 것 같다. 한국 시장까지 겨냥해서 조금 더 이쁘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 소유하고 있는 구단 상품이 있는가.
"몬트리올이 마케팅을 잘 했다. 당시 주력 선수의 버블헤드 몇 개를 가지고 있다. 물론 나를 위해 만들어진 상품은 없다(웃음). 아무에게나 만들어주는 건 아니다. 그래서 '김현수 데이'가 특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