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는 9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전주 KCC를 84-74로 이기고 챔피언결정전 4승으로 우승했다.
정규리그 3위 KGC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kt에 3연승, 4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3연승을 거두고 챔피언결정전에서 KCC를 4연승으로 제압했다. 프로농구 사상 플레이오프 10연승 우승은 KGC가 처음이다. 플레이오프 10연승은 이 부문 신기록(2013~14 시즌 현대모비스 8연승)이며, 2014년 현대모비스는 두 시즌에 걸쳐 연승을 기록했다.
역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4연승으로 우승한 건 KGC가 네 번째다. 2005~06시즌 서울 삼성(정규리그 2위)이 현대모비스(1위)에 4연승, 2012~13시즌 현대모비스(2위)가 서울 SK(1위)에 4연승으로 우승했다. 2014~15시즌 현대모비스(1위)는 원주 DB(3위)를 상대로 챔피언결정전 4연승을 기록했다.
2006년 삼성이 4강과 챔피언결정전에서 7전 전승을 기록한 바 있는데, 정규리그 3위가 6강부터 시작해 챔피언결정전까지 10연승을 달린 건 처음이며, 3위팀이 1위팀을 챔피언결정전에서 무패로 제압한 것 역시 KGC가 사상 최초다.
KGC는 시리즈 내내 KCC를 압도했다. 지난 3월 팀에 합류한 교체 외국인 선수 제러드 설린저가 마치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맞추듯 팀의 완벽한 밸런스를 만들어내고 국내 선수들과 시너지를 일으켰다.
설린저는 돌파와 외곽 슛에 모두 능하고, 패스도 잘 한다. 설린저를 막기 위해 KCC는 라건아-송교창에 정창영 등까지 수비에 나서야 했다.
설린저는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 평균 26.2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하더니 챔피언결정전에서는 1~3차전까지 평균 17점, 13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도저히 막기 힘든 전방위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또 KGC는 6강부터 플레이오프를 거듭할수록 젊은 국내 선수들이 무섭게 살아나 상승세를 이끌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그동안 크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변준형(25), 문성곤(28) 등 20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한 게 돋보였다. 변준형은 과감한 기술로 자신감 넘치는 공격을 하면서 분위기를 이끌었고, 문성곤은 오세근-설린저와 함께 골 밑을 난공불락으로 수비해냈다.
KGC의 김승기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직전에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4연승으로 끝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소 무모해 보였던 이 말은 현실이 됐다. KGC는 2016~17시즌 이후 4년 만에 역대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김승기 감독은 “2017년 우승 후 이정현(KCC)이 팀을 떠나고 앞선이 약해졌다. 이후 세대교체를 완성하기 위해 젊은 선수들을 성장시키는데 주력했고, 올해 그게 빛을 본 것 같다”고 했다.
한편 2차전 승리 후 변준형은 “5월 9일이 문성곤 형의 생일인데, 그날 우승으로 생일 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이 말 대로 문성곤은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