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지난 22일 잠실 kt전에서 9-2로 승리하면서 21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올 시즌 90번째 승리였다. 아홉수도 없었다. 9연승으로 단숨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다른 9개 구단이 전승을 해도 따라올 수 없는 위치로 올라섰다.
역사와 함께 했다.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은 1995년 이후 무려 21년 만이다. 더불어 단일 리그 최초로 90승을 올린 팀으로 기록됐다.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난 덕을 봤지만, 지난해 삼성은 같은 경기수에서 88승을 했다. 올해 두산은 아직 6경기를 더 남겨뒀다.
심지어 우승을 확정하던 경기에서 선발 장원준이 시즌 15승 고지를 밟았다. 이미 더스틴 니퍼트(21승), 마이클 보우덴(17승), 유희관(15승)이 15승에 안착했던 두산이다. 역대 최초로 한 시즌 15승 투수 4명을 배출한 팀이 됐다.
이전까지는 1982년 삼성(권영호·황규봉·이선희 각각 15승), 1994년 LG(이상훈 18승·김태원 16승·정삼흠 15승), 2000년 현대(김수경·임선동·정민태 각각 18승)가 15승 투수 3명씩을 배출한 게 최다였다. 1~4선발이 모두 15승을 이룬 팀은 두산밖에 없었다. 또 니퍼트와 보우덴이 합작한 38승은 2007년 두산이 보유했던 역대 외국인 투수 듀오 최다승(다니엘 리오스 22승·맷 랜들 12승)도 뛰어넘은 기록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도 높아졌다. 두산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정규시즌은 3위로 마쳤다. 올해는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첫 통합 우승까지 꿈꾼다. 그동안 단일 리그 체제에서 정규 시즌에 우승한 팀은 총 25번의 한국시리즈에서 21번 우승했다. 확률은 84%였다.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바로 지난해, 다른 어느 팀도 아닌 두산이 나머지 16%의 확률 안에 포함됐다. 그러나 올해 두산의 전력은 막강하다. 확실히 우승에 가까워졌다.
일찌감치 1위를 결정해 장점도 많아졌다.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쉼 없이 달려온 주전 선수들이 휴식 시간을 번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두산은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한 홍상삼과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이용찬, 이원석이 팀에 합류하면서 큰 동력을 얻었다. 다만 1군 경기는 선수들 전체의 경기력이나 경기의 긴장도 자체가 2군과 많이 다르다. 그러나 먼저 돌아온 홍상삼이 성공적으로 두산 불펜에 힘을 보태면서 검증을 마쳤다. 이용찬과 이원석도 남은 경기에서 승패에 관계 없이 더 마음 편히 경기 감각을 조절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제 두산은 완벽했던 시즌의 완벽한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2000년 현대가 세운 역대 한 시즌 최다승(91승) 기록 경신에 2승만을 남겨뒀다. 당시 현대는 133경기 체제에서 91승 2무 40패(승률 0.695)를 달성했다. 두산은 경기수가 11경기 더 늘어나면서 그 기록을 갈아 치울 기회를 잡았다. 27~28일 한화와의 대전 2연전과 29일 넥센과의 잠실 홈경기가 D-데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