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라는 수식어보다 이제는 그의 이름 뒤에 따라붙는 '이사장' '홍보대사' '해설위원'이라는 직함이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현역 유니폼을 벗었지만, 이승엽은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승엽은 현재 (재)이승엽야구장학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또 지난해 1월 KBO 홍보대사로 위촉돼 퓨처스리그 강연자로 나서는가 하면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간간이 방송사 해설위원으로도 얼굴을 내밀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 스타였던 그는 현역 시절과 별반 다를 것 없이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그 가운데 이승엽이 가장 보람차게 느끼는 시간은 어린 꿈나무와 함께 하는 일정이다. 최근 KBO 홍보대사 신분으로 티볼 보급 강사로 재능기부에 나서기도 했다. 이승엽은 "클럽에서 티볼을 하는 아이들이었는데 실력이 엄청 좋아 깜짝 놀랐다. 아무래도 부상 위험성이 낮으니까 (부모님과 학교 관계자들이) 티볼을 좋아하더라"고 함께한 소감을 말했다. 이어 "선생님께 야구를 해도 잘하겠다 싶은 몇몇 아이들을 추천하기도 했다"면서 "정말로 보람차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어린이 팬들을 만나는 시간이 가장 좋다"고 웃었다.
지난 6월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전국리틀야구대회도 개최했다. 총 56개 팀이 참가했다. 이승엽은 "승패를 떠나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인 어린 선수들이 야구를 즐기고 갈고닦은 실력을 겨룰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 대회가 지속해서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이승엽은 어린 꿈나무들이 스포츠를 통해 '팀플레이' 정신을 배웠으면 한다. 두 아들 은혁·은준이도 야구와 농구,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하도록 했다. 이승엽은 "요즘 아이들은 집과 학원에서 공부에 매진한다. 아무래도 개인주의적인 측면이 강하다"면서 "스포츠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점이 정말 많다. 내가 (경기 중에) 못하면 무거운 짐을 짊어질 수도 있겠지만, 옆에서 동료들이 '괜찮다'고 다독여줄 때 큰 위안을 얻고 깨닫는 부분도 많다"고 얘기했다.
"여전히 해설은 어렵다"는 이승엽은 "(재단과 홍보대사로) 나를 원하는 곳이 있거나 찾아갈 곳이 있으면, 언제든 달려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