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이던 지난 12일 미국 LA로 출국한 이승엽은 다음 달 초 귀국 예정이다. 약 3주간의 일정으로 LA-뉴욕-샌디에이고 등을 돌며 메이저리그를 관계자를 만나고 경기를 직접 관전하기 위해서다.
이승엽은 "야구 견문을 넓히기 위해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1995년 프로에 데뷔한 이승엽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지바 롯데-요미우리-오릭스)에서 활약했지만, 미국에서 뛴 적은 없다. '야구의 본고장'이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미국에서의 짧은 연수를 택한 이유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46)로부터 구원의 손길이 닿았다. 이승엽은 3주간의 모든 일정을 박찬호와 함께할 예정이다. 그는 "내가 현재 프로팀에 소속된 상황이 아니지 않다. MLB 구단으로부터 도움을 얻을 방법이 찬호 형밖에 없다. 형님이 정말 많이 신경 써주고 있어 감사하다"고 웃었다. 이승엽은 박찬호의 소개로 빅리그 관계자들을 만나 인맥도 넓히고, 선진 야구를 경험할 예정이다.
현재 재단 이사장, 홍보대사, 해설위원을 맡고 있는 이승엽은 "내년까지는 (현재 맡은 일을) 계속할 것이다"고 했다.
그 이후의 진로와 도전은 미정이다. 다만 언젠가는 현장 복귀를 생각하는 듯하다. 이승엽은 "내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지 아니면 다른 일을 하게 될지 아직 모르겠으나 선진 야구인 메이저리그를 직접 보면 시야가 넓어지고 공부도 된다"라며 "앞으로 내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라고 말했다. 내년 초에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런 일정과 계획은 한국인 출신으로 처음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통산 124승을 거둔 박찬호의 도움이 있어 가능하다.
'투 머치 토커'로 알려진 박찬호와 3주간 동행하면 어려운 점은 없을까? 이승엽은 "나는 평소에 농담 위주의 가벼운 이야기를 꺼낸다면, 찬호 형은 매우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웃었다. 하지만 늘 고마운 마음이다. 이승엽은 "찬호 형이 사람을 굉장히 잘 챙긴다. 메이저리그 야구와 캠프 등을 내가 보고 싶다고 함부로 갈 수 없는데 형이 도와줘 가능했다. 내게는 굉장히 큰 힘이 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