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게임으로 패했지만 박수받기는 충분했다. 홍콩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관중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홍콩은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 B조 첫 경기에서 대만에게 0-12,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선발로 나선 리윙싱은 2회를 버티지 못하고, 1이닝 3피안타·1볼넷 3실점을 기록한 뒤 물러났다. 홍콩은 실점 위기를 맞을 때마다 투수 교체를 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러나 홍콩의 불펜진도 대만 타선을 견뎌내기는 버거웠다. 5명의 불펜 투수가 등판했지만 9실점하며 콜드게임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아마추어 및 학생 선수로 구성된 홍콩은 B조에서 객관적인 전력이 가장 떨어진다. 대만을 상대로 1점을 뽑아내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수준이 뒤쳐진다. 그러나 1점을 얻기 위해 타자들은 안간힘을 썼다. 3회까지 무안타로 침묵한 홍콩 타선은 4회 1사 후 입힝롱이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첫 안타가 나오자 문학구장 1루 더그아웃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입힝롱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료들의 외침이었다.
홍콩은 6회 이날 가장 좋은 기회를 잡았다. 선두 타자 욕밍이 안타로 출루하자 후속 타자 야오팡이 희생번트를 시도해 주자를 진루시켰다. 이어 첫 안타의 주인공인 입힝롱이 볼넷을 얻어내 2사 2·3루 기회를 얻었다. 득점에 대한 희망이 커져갔다. 그러나 후속 타자 호람앤디가 삼진을 당하면서 끝내 점수를 얻는데 실패했다. 홍콩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 대한 팬들의 격려였다.
홍콩 선수들은 매이닝 공격 후 수비에 들어갈 때 전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 서 있었다. 수비에 나서지 않는 백업 선수들은 더그아웃 앞에 일렬로 도열했다. 동료들이 수비 포지션에 위치한 뒤에야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대만 야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그라운드에서 수고하는 동료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걸로 안다. 홍콩 선수들은 배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모든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뒤 홍콩 선수들은 대만 선수들과 악수를 한 뒤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승패를 떠나 진정으로 야구를 즐긴 모습이었다. 선수들은 이어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문학구장을 찾은 학생 팬들은 홍콩 선수들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홍콩 선수들은 머리 위에 하트를 그리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