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는 11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파격적인 2대4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리온 윌리엄스(33)와 박지훈(30), 김국찬(23), 김세창(22)을 내주고 현대모비스의 라건아(30)와 이대성(29)을 받아오는 초대형 트레이드다.
갑작스럽게 성사된 트레이드에 농구계도 발칵 뒤집혔다. 라건아와 이대성은 말이 필요 없는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다. 전 감독은 이번 트레이드로 현대모비스의 주축으로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들을 고스란히 품에 안은 셈이 됐다. KCC의 약점으로 거론되던 외국인 선수 전력을 라건아 영입으로 끌어올리고, 여기에 리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이대성을 영입해 이정현(32)의 체력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가장 확실한 선수들로 전력을 보강하면서 KCC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 전력면에서 하위권으로 평가받았으나 개막전부터 우승 후보 서울 SK를 잡아내며 '다크호스'의 저력을 보여준 KCC는 8승5패로 현재 리그 3위에 올라있다. 여기에 라건아-이대성이 가세하고, 기존 외국인 선수 조이 도시(36)를 찰스 로드(34)로 교체하면서 충분히 우승을 노릴 만한 선수단 구성이 완성됐다. 물론 외국인 선수인 윌리엄스는 둘째치더라도 최근 기량을 꽃피우고 있던 김국찬을 비롯해 박지훈, 신인 김세창 등 영건들을 대거 떠나보내긴 했지만 그 대신 우승권 전력을 갖춘 셈이다. 농구계에서도 이번 트레이드를 사실상 KCC의 '우승 도전 선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시즌 초반이지만 KCC가 리그 상위권에 올라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이정현-송교창(23) 토종 쌍두마차의 힘이 크다. 이정현은 올 시즌 평균 27분46초를 뛰며 경기당 15.5득점, 3.4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고 송교창은 30분7초를 뛰며 16.4득점, 4.5리바운드, 3.3어시스트로 팀을 이끌고 있다. 사실상 두 선수가 팀 전체 득점의 40% 가까이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리그 득점 1위(23.4득점) 리바운드 1위(14.9개) 라건아와 최근 몸상태가 올라온 이대성(평균 13.5득점, 리바운드 2.5개, 어시스트 5.1개)이 가세한다면 KCC의 공격력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정현-이대성-송교창-라건아에 로드가 가세한 KCC의 라인업은 누가 봐도 우승 후보감이다. 전창진(56) KCC 감독은 "우리 입장에선 정말 필요한 포지션이었다"며 트레이드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우승 후보로 주목받게 됐다는 부분에 대해선 "많이 부담스럽다. 그래도 취약 포지션을 메꿀 수 있어서 좋긴 하다"고 조심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야심찬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한 만큼, 우승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한편 팀의 간판 선수들을 내주고 영건들을 받아온 현대모비스는 "신인 선수 수급을 위한 트레이드"라고 입장을 설명했다. 오랜 시간 정상을 지키면서 드래프트에서 좋은 신인 선수를 선발하기 어려웠고, 그나마 1순위로 선발했던 이종현(25)도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어 젊은 선수들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유재학(56) 현대모비스 감독은 "현재와 미래를 바꾼 것"이라며 "지난 시즌과 달리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뛰는 쿼터가 없어지면서 백업 선수들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대성이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부분이 있었고, (라)건아는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건아가 빠지면 트레이드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