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과 LG가 오는 27일 목동구장에서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치른다. 처음으로 '엘넥라시코'가 '가을 무대'에서 열리는 가운데 어느 팀이 자신의 공격 색깔을 드러낼지 관심이 모인다. 넥센은 리그 최고의 '홈런군단'이 보유한 화력, LG는 중장거리포를 앞세은 집중력으로 상대 마운드를 공략한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LG 타선 개개인의 타격감과 집중력은 넥센 마운드에 큰 고민을 안겼다. 4경기 연속 두 자리 수 팀 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은 0.377를 기록했다. 상·하위 타순 가리지 않고 모두 터져주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1·2차전에서 최경철과 스나이더의 '깜짝' 홈런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면, 4차전에서는 정성훈·박용택·이병규(7번) 등 팀의 주축 타자들이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4차전에서 그동안 아쉬운 모습을 보인 오지환까지 살아나며 타순 전체에 빈틈이 없어졌다.
리드오프와 4번 타자의 장타력도 돋보인다. 정성훈은 1차전 상대 선발 이재학의 기를 꺾는 2루타로 포문을 여는 등 안타 6개 중 4개(2루타 3개, 홈런 1개)를 장타로 연결했고, '4번 타자' 이병규(7번)도 2루타 4개, 3루타 1개로 장타율은 0.875를 기록했다. 박용택도 홈런과 2루타를 각각 한 개씩 가동했다. 단순히 소총부대가 아닌 중장거리 타자들이 포진돼 있어 대량 득점을 노릴 수 있다. 두 번의 3연속 안타를 기록한 4차전 7회 공격처럼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이 관건이다.
반면 넥센은 홈런포를 앞세운다. 20홈런 이상을 쏘아올린 타자만 4명, 2번부터 5번까지 차례로 나선다. 이택근(21개)-유한준(20개)-박병호(52개)-강정호(40개)로 이어지는 타순을 상대하는 투수는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주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단번에 2실점 이상을 하게 된다. 신중한 투구는 바람직하지만, 한 명을 피해가도 주자만 내주고 부담스러운 승부는 이어진다. 이 지뢰밭 타순을 넘어가도 12홈런을 때린 김민성까지 기다리고 있다. 홈런 군단 앞, 뒤 타자와의 승부까지도 부담스러운 넥센 타선이다.
그러나 홈런은 상대적으로 나올 확률이 높지 않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상승세를 타고 온 LG 마운드에 막히면 다른 돌파구가 필요하다. 서건창을 제외하면 발 빠른 선수가 부족해 기동력이 아쉬운 넥센이다. 홈런포 침묵 대비도 필요하다.
안희수 기자 nahea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