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도 놀라는 ‘FA 몸값’ 해법은 없나



◇ 역대 최고액 경신 확실

SK는 26일 최정과 4년간 총액 86억원(계약금 42억원, 연봉 11억원)에 계약했다. 역대 최고액이다. 삼성은 윤성환과 4년간 80억원(계약금 48억원, 연봉 8억원), 안지만과 65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7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팀 동료 장원삼이 지난해 4년간 총 60억원으로 쓴 투수 FA 최고액을 가볍게 돌파했다. 또 김강민과 박용택은 각각 SK, LG와 4년 56억원, 5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사상 첫 '형제 FA' 조동찬(삼성)과 조동화(SK)는 각각 28억원, 22억원에 사인했다. 한화 김경언은 3년 8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FA 시장은 총 523억5000만원으로 역대 최고 총액을 기록했다. 장원준과 송은범, 배영수 등이 원소속구단과 계약에 실패하고 FA 시장에 나온 만큼 지난해 총액을 넘는 건 기정사실이다.


롯데 소속이었던 장원준은 88억원 제의를 뿌리치고 FA 시장에 나왔다. ‘100억 돌파’ 소리까지도 심심찮게 나온다. IS포토
롯데 소속이었던 장원준은 88억원 제의를 뿌리치고 FA 시장에 나왔다. ‘100억 돌파’ 소리까지도 심심찮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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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탬퍼링에 눈치 싸움까지

FA 시장은 이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도 심각하게 과열됐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일본과 비교해 물가와 환율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FA 시장이 과열됐다"고 진단했다.

더 큰 문제는 공식 금액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현장에선 'FA 발표 금액을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어김없이 탬퍼링(사전접촉)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타 구단에서 '시장에 나올 생각은 없느냐'부터 구체적인 몸값 제시 얘기까지 나왔다. A 선수는 "OOO에게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더라"고 했다. B 선수는 "다른 팀이 영입 전쟁에 뛰어들면서 몸값이 더 오른 것 같더라"고 귀띔했다.

원소속구단은 선수를 붙잡기 위해 높은 금액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눈치 싸움도 뜨거워진다. C 구단 관계자는 "최근 FA 시장 가격이 만만치 않은 데다 다른 구단의 발표 금액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털어놨다. D 구단 관계자는 "최근 FA 몸값이 너무 올랐다. 선수들의 눈높이도 올라갔다"며 "FA 협상 과정에서 바른 길을 가야할까, 아니면 시장 상황에 따라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 '거품' 공감대, 해답은 없나

이처럼 비싸진 FA 몸값은 비싸지면 야구계에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팀별 연간 구단 운영비는 200억~250억원으로 한정돼 있는 가운데 과도한 FA 계약의 피해는 2군 등 나머지 선수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팬들의 거부감도 이미 큰 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FA 제도는 선수의 자유로운 이적을 돕자는 취지인데 최근 돈에 너무 집중돼 있다"며 "FA 시장이 너무 과열됐다. 특히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계약금이 굉장히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FA 제도와 관련해 구단과 선수 모두 합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다양한 논의를 갖고 몸값 안정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 ops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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