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계륵 신세였던 삼성 발디리스(33)가 부상 복귀 후엔 타격만큼은 많이 달라졌다. 이제서야 외국인타자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발디리스는 개막 후 5월 4일까지 타율 0.217, 1홈런, 13타점에 그쳤다. 이후 발목 및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빠지더니 복귀일이 점차 미뤄졌다.
외국인 타자의 부상 이탈은 두말 할 나위 없이 큰 공백이다. 삼성 입장에선 FA 이적한 '3루수' 박석민이나 '외국인 타자' 나바로(지바 롯데)가 그리울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한때 '교체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돌았으나, 야수 포지션인만큼 발디리스에게 좀 더 기회를 주겠다는 방침이었다. 발디리스가 일본 무대에서 8년 간 활약한 경험도 고려했다.
발디리스는 긴 공백을 깨고 6월 30일 롯데전에서 1군에 복귀했다. 그는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화려한 복귀전을 알렸다.
이후 발디리스는 중심타선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복귀 후 17경기에서 타율 0.328, 19타점(시즌 0.262, 32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장타력 향상이 눈에 띈다. 류중일 감독은 발디리스가 부상으로 빠지기 전부터 "외국인 선수가 홈런을 펑펑 때려줘야 하는데"라고 말했었다.
발디리스는 부상 복귀 후 7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솔로 홈런 4개, 2점·3점·만루 홈런이 각각 1개 씩이다.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출루율(0.468)과 장타율(0.759)을 합친 OPS는 1.227로 상당히 올라갔다.
발디리스의 홈런은 영양가도 좋다. 7월 9일 한화전에서 첫 멀티 홈런을 때려냈다. 8회 두 번째 홈런은 3-4로 쫓은 상황에서 터진 동점포였다. 또 13일 롯데전 동점 홈런, 20일 두산전 1-0에서 만루 홈런, 22일 kt전 추격하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26일 NC전은 1-2로 뒤진 상황에서 역전 3점 홈런을 때려냈다. 발디리스가 최근 한 달간 때려낸 홈런 7개는 모두 2점차 이내 상황에서 터졌다.
다만 타격과 달리 수비는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24일 kt전에서 결정적인 실책으로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0-0이던 4회 말 1사 1루 수비에서 연속 2개의 실책을 범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삼성은 1-2로 졌다. 26일 NC전에선 7회에는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타구를 놓쳤다. 아무래도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서다. 발디리스도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어서 3루 보다 1루가 더 편하다"고 한다.
그래도 부상 복귀 후 장타력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발디리스는 "최근 컨택트 능력이 향상되며 타구의 비거리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