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와 LG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은 KBO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악의 졸전으로 기록될 것 같다.
LG와 NC는 24일 잠실구장에서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렀다. 연장 11회 접전 LG가 양석환의 끝내기 안타로 2-1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전적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LG는 반격에 성공했다. NC는 2승을 거뒀지만, 일격을 당해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가게 됐다. 혈투를 펼쳤다. 그러나 승패를 떠나 두 팀의 경기력은 '최악'이라는 단어를 제외하고 설명하기 어려웠다.
NC는 투수들의 제구력 난조 속에 역대 불명예 사사구 기록을 갈아치웠다. 시작은 선발 장현식이었다. 장현식은 1회 볼넷 4개를 내주며 밀어내기 1실점을 했다. 2회 선두 타자 정상호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강판됐다. 1이닝 5볼넷 1실점. 구원 등판한 최금강도 제구 기복에 시달렸다. 4회 2아웃까지 실점없이 버텼지만, 볼넷 4개를 허용했다. 필승조 임창민(2개)과 원종현(1개)까지 볼넷 대열에 가세했다. 이민호는 사구에 시달렸다. 8회 등판해 1이닝 동안 사구 3개를 허용했다.
NC 마운드는 이날 볼넷 13개와 몸에 맞는 공 3개를 허용했다. 사사구 16개. 역대 포스트시즌 팀 한 경기 최다 볼넷(10개), 한 경기 팀 최다 사사구(13개) 기록을 갈아치우는 건 물론이고, 범접할 수 없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민호는 1이닝 최다 몸에 맞는 공 기록을 갈아치웠다. NC의 제구력 난조는 상대 타자의 신기록에 일조했다. LG 이천웅은 4연타석 볼넷을 얻어냈고, 8회 이민호의 공에 몸을 맞았다. 한 경기 5사사구는 KBO리그 가을야구 역사상 처음이었다.
LG는 방망이 침묵에 고개를 떨궜다. 1·2·4·6·8회에 걸쳐 무려 여섯 차례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시원한 적시타는 터지지 않았다. 채은성이 세 차례 만루 기회에서 범타에 그쳤고, 손주인과 히메네스의 방망이 역시 침묵했다.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보여준 득점권 부진이 잠실 안방에서도 계속 됐다. LG의 17잔루는 최다 타이 기록이다.
연장전에서도 볼넷과 잔루는 늘어났다. 연장 10회 LG 임정우가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박석민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NC는 후속타자 손시헌이 내야 땅볼로 물러나면서 잔루 숫자를 늘렸다. 임정우는 11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김성욱에게 볼넷을 내줬다. NC는 박민우의 중전 안타로 1·2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종욱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나성범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잔루는 2개 늘어났다.
LG는 연장 11회 1사 2·3루 기회에서 대타 양석환이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양석환과 2루 주자는 잔루로 기록되면서 2개가 추가됐다.
양 팀의 기록이 합쳐지면서 불명예 기록은 더욱 늘어났다. 이날 양 팀의 잔루는 총 33개(LG 19개, NC 14개)로 종전 한 경기 최다 27개를 경신했다. 사사구 25개 역시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종전 최다 기록은 2010년 10월10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8개)과 두산(11개)의 플레이오프 3차전의 19개. 이날 경기는 KBO리그 가을야구의 모든 사사구 불명예 기록을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