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30)이 한 시즌 100이닝을 돌파했다. 시즌 5승 대신 더 값진 기록을 손에 넣었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89개. 0-0으로 맞선 6회부터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날 5이닝을 추가하면서 올 시즌 총 101⅔이닝을 기록하게 됐다. 2015년 이후 세 시즌 만에 달성한 세 자릿수 이닝 투구다.
류현진에게 '100이닝 돌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올해가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첫 시즌이라서다.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인 2013년 30경기에서 192이닝을 던지면서 14승 3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맹활약했다. 2014년에도 26경기에서 152이닝을 소화하면서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로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15년에는 한 경기도 던지지 못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왼 어깨 통증에 시달리다 5월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했다. 2016년 7월 복귀전을 치렀지만 이번엔 팔꿈치 통증이 재발해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2년 만에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복귀한 류현진에게 올해 가장 중요한 화두는 단연 '건강'이었다.
그 사이 선발진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2년과 부상으로 신음한 2년은 모두 리셋됐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 진입 경쟁부터 다시 시작했다. 쟁쟁한 선발 후보들을 차례로 밀어내고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찼다.
시즌 초반에는 페이스가 예전같지 않았다. 한 차례 불펜으로 전환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점점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누구보다 강한 의지와 노력으로 극복했다. 기회가 찾아오면 놓치지 않았다. 시즌 내내 선발 경쟁의 시험대에 오르는 긴장감도 이겨냈다. 진짜 승부사 류현진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지난 2년 간 묵묵한 재활을 이겨낸 류현진의 '건강한 몸'이 이 모든 성과를 뒷받침했다. 3년 만에 찍힌 '100이닝'이라는 이정표는 다른 누구도 아닌 류현진이기에 더 상징적이고 값진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