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NC 감독은 24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앞서 "오늘 투수 아끼고 지면, 내일 경기가 있나?"라고 반문하며 "투수는 총력전이다"고 밝혔다. 내일이 없는 처지에서 투수는 빠른 타이밍, 불펜을 총동원한다는 말이었다.
찰리가 1회 팀 타선이 뽑은 2점을 리드하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정확히 4개월 전 잠실구장에서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피칭과는 거리가 멀었다.
1회 첫 타자부터 몸에 맞는 볼을 던졌고, 5회까지 매 이닝 선두타자를 출루시켰다. 2회 1사 2,3루에서 상대의 스퀴즈 번트가 간파해 다행이 실점이 없었다. 3회 무사 1,2루에서 LG가 희생번트 작전을 한 뒤에 희생플라이로 1점 내줬다.
4회에도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1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이때 첫 대결에서 삼진을 잡은 9번 손주인에게 제대로 맞은 타구를 허용했다. 좌익수 김종호가 거의 워닝트랙 앞에서 잡는 타구였다.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을 허용했다. 투구 수는 적었지만 이날 찰리의 공은 LG 타자들의 방망이에 잘 맞아 나갔다.
2연패로 벼랑끝에 몰린 김 감독이 경기 전에 총력전을 펼칠 뜻을 말했지만, 찰리가 매 이닝 주자 2명씩 내보내도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는 없었다. 2-2 동점인 5회 찰리는 오지환, 박용택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여느 때라면 뒤의 좌타자들 상대로 왼손 투수로 교체 타이밍이었으나, 찰리는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5회 두 명의 주자가 나간 뒤에야 NC 불펜에서 구원 투수가 서서히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이병규(7번)의 뜬공을 잡은 중견수 나성범이 멋진 레이저 송구로 포수 김태군에게 정확하게 던져, 리터치한 3루주자 오지환을 잡아낸 덕분에 찰리는 가까스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위태위태했지만 찰리는 5회까지 2실점으로 막아냈다.
6회초 이호준이 솔로포로 3-2로 다시 리드를 잡자, 김경문 감독은 두 번째 투수 임창민을 6회에 올렸다. 최대한 참고 참다가 투구수 74개에 그친 찰리를 교체시켰다. 덕분에 찰리는 승리 요건을 갖춘 채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