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축구대표팀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이슈는 박주영(29·왓포드)이다. 박주영은 오른발에 봉와직염(신체 면역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급성 세균 감염증)이 생겨 이달 초 귀국해 치료 중이다. 아직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이 진행 중이지만, 박주영은 소속팀에 복귀하지 않을 생각이다.
대신 박주영은 재활이 끝나는 대로 국내에서 축구대표팀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특별 훈련을 할 예정이다. 박주영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둘로 나뉜다. 다른 선수들이 최종 엔트리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대표팀의 특별 관리를 받는 건 '황제 훈련'이나 다름 없다는 의견이 그 하나다. 반면 박주영이 한국 축구의 자산인 만큼, 대표팀이 도울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양쪽 의견을 자세히 들어봤다.
'황제 훈련 반대' 윤정환(41) 사간 도스 감독
박주영 때문에 요즘 말이 많다. 박주영을 특별 관리하기 전에 K리그 흥행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 있는 선수들도 국가대표 주전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소속팀에서 게임도 못 뛰는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뛴다면 국내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 있는 선수들이 박주영을 보면서 어떻게 생각하겠나. '해외 리그에 진출해야 국가대표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실력이 조금만 튀면 해외로 나갈 생각부터 하게 된다. 그러면 K리그에 스타들이 점점 없어진다. K리그 발전의 저해 요소 아닌가 생각한다.
일본은 리그 휴식기 동안 3일을 할애해서 J리거를 중심으로 대표팀 소집훈련을 했다. 우리 팀에서도 공격수 도요타 요헤이를 포함해 총 3명이 다녀왔다. 영광이었다. 형식적인 것이긴 하지만 자국리그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됐다고 본다. 갔다와서 선수들도 열심히 해주고(도요타는 8경기 6골로 J리그 팀 득점 선두) 있다.
'전력 강화에 도움' 김호(70) 일간스포츠 해설위원
나는 찬성한다. 브라질월드컵에 나가는 선수를 이제 와서 새로 뽑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박주영은 과거에 쌓은 업적이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이나 2012 런던올림픽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넣었다. 현재 선수가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외면하는 건 대표팀이 보일 자세가 아니다. 우리 선수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도 1994 미국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으로 한 시즌 동안 거의 뛰지 못한 황선홍(현 포항 감독)을 대표팀에 불러 컨디션을 끌어 올리게 했다. 이게 지도자가 해야 하는 일이다. 선수는 순식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국에 박주영 만한 공격수는 없다. 나이가 많아 쓰지 못하는 선수도 아니다. 단 45분을 써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제 박주영이 어떤 마음을 먹고 월드컵에 임하는가가 관건이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는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