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헌곤(26)은 지난 20일 발표된 상무 야구단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다. 그는 12월22일 훈련소에 입소한다. 프로 입단 후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가장 확실하게 알린 알찬 시즌, 김헌곤은 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군 입대를 준비하고 있다.
김헌곤은 지난 2011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38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입단 첫해였던 2011년 총 11경기에 출장했지만, 이후 2년간은 손목 부상과 수술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다 올 시즌 배영섭(경찰 야구단)의 공백으로 많은 기회를 얻었다. 시즌 성적은 총 76경기에서 타율 0.260-3홈런-20타점을 기록했다.
김헌곤에게 11월4일은 잊지 못할 하루였다. 그는 한국시리즈(KS) 데뷔전과 상무 입단 테스트를 동시에 소화했다. 오전 6시에 눈을 떠 구단의 차량 지원 속에 상무 야구단이 있는 경북 문경으로 향했다. 오전에는 신체 검사 및 체력 테스트를 받았고, 오후에는 기술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는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2시까지 잠 들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과 상무 입단 테스트 긴장감 때문인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손목 수술 탓에 상무 입단 테스트에서 떨어진 바 있다.
테스트를 마친 그는 KS 1차전을 앞둔 대구구장에 오후 4시30분에 도착했다. 동료들은 이미 모든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에 들어간 시간이었다. 그는 KS 1차전에 대주자로 출장했고, 이후 선발 3·4·6차전에 선발 출장했다. 특히 KS 5차전에서는 0-1로 뒤진 9회 2사 후 대주자로 출장해 최형우의 2루타 때 극적인 끝내기 득점을 만들어냈다.
그는 "막상 합격하고 나니 기분이 좋다"고 했다. 김헌곤은 "2014년은 정말 남다르다.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여러모로 처음 경험한 점이 많다. 힘들면서도 기쁜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제 막 1군 생활을 시작한 만큼 군 입대가 불안감을 줄 법도 하지만 그는 "생각도 하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주전 고민 없이 주전이든 백업이든 내 역할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그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곳인 만큼 더 발전해서 돌아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