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KIA 감독이 재계약 6일 만에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 이로써 올 프로야구에서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한 모든 사령탑이 물러나게 됐다.
KIA 구단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선동열 감독이 이날 오후 사의를 밝혔으며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구단을 통해 "감독 재신임을 받은 후 여러 가지로 많은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지난 3년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판단해 사임을 결정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영원한 타이거즈 팬으로서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 야구명가 타이거즈의 부활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KIA는 계약기간이 종료된 선 감독과 지난 19일 총액 10억6000만원에 2년 재계약을 맺었다.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지난 3시즌 동안 한 차례도 PS 진출을 하지못한 선 감독과의 재계약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랭했다. 결국 여론이 점차 악화되자 선 감독은 자진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의 사퇴로 올 시즌 가을야구에 실패한 5~9위 팀 감독이 모두 물러났다. 5위 SK와 9위 한화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만수·김응용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SK는 김용희 육성총괄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6위 두산은 계약기간이 2년 남은 송일수 감독을 경질하고, 신임 감독으로 김태형 SK 배터리 코치를 선임했다. 7위 롯데는 김시진 감독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롯데는 후임 감독 인선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