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장쑤 쑤닝 감독이 한 클럽의 이름을 꺼내면서 비장하게 한 말이다. 바로 중국 슈퍼리그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광저우 에버그란데다. 최 감독에게는 그야말로 '애증의 팀'이다.
최 감독과 광저우와의 인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FC 서울을 이끌던 최 감독은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 진출했다. 상대는 세계적 '명장'인 마르첼로 리피(68) 감독이 이끌던 광저우였다. 서울은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ACL 결승 1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리고 광저우 톈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분명 서울은 지지 않았다.
그런데 우승컵은 광저우에게 돌아갔다.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인해 서울은 눈물의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 지었다. 최 감독은 항상 입버릇처럼 광저우와 ACL 결승 2차전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서울 감독으로서 언제나 광저우에 설욕할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 기회가 중국에서 찾아왔다. 서울은 광저우와 슈퍼리그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광저우는 무려 리그 6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절대적 강호다. 지금 장쑤가 유일한 대항마다. 1위 광저우(승점 57점)와 2위 장쑤(승점 50점)의 격차는 7점 차다. 앞으로 4경기에서 우승 향방이 갈린다. 장쑤의 역전 우승도 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10월 26일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친다. 이날 우승 팀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승 경쟁으로 최 감독과 광저우의 인연이 끝나지 않는다. 두 팀은 FA컵 결승전에서도 격돌한다. FA컵 결승 1차전은 11월 20일, 2차전은 같은 달 27일 열린다.
최 감독은 한국에서 하지 못했던 광저우 격파를 중국에서 반드시 해낼 거라는 의지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솔직히 광저우는 정말 좋은 팀이다. 완성된 팀이라고 할 수 있다"며 "중국 대표팀 선수들이 즐비하고 외국인 선수 수준도 최고다. 또 꾸준하게 함께 뛴 멤버들이 많다. 그래서 빼어난 조직력을 유지하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광저우에 비해 장쑤는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는 팀이다. 과도기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광저우의 아성에 도전하기에 부족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그렇지만 포기는 없다. 최 감독은 "광저우와 승점 7점 차다. 역전 우승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축구라는 것은 길고 짧은 것을 마지막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며 "1%의 희망이 있으면 포기하지 않는다. 포기하는 순간 끝난다.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면 언젠가 한 번 광저우를 이기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다음 달 맞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피할 수 없는 경기다. 광저우를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준비할 것이다. 우리의 홈구장이다. 홈 팬들에서 장쑤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리피 감독의 광저우와는 붙어봤지만 스콜라리 감독의 광저우는 처음 대결을 펼친다. 부족하지만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FA컵도 양보할 수 없다. 최 감독은 "FA컵 결승전에서도 광저우와 만난다. 서울 감독으로 광저우 원정을 가봤지만 정말 힘들다"며 "두 경기에서 승부가 난다. 여기에 맞는 준비를 할 것이다. 서울에서 ACL 결승전 때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