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이'가 돈과 명예보다 꿈을 선택했다. 시작은 초라할지 모르나 그의 선택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이대호(34) 미국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시애틀 구단은 4일(한국시간) "이대호와 1년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시애틀이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면 최대 400만 달러(약 48억7천만원)를 받을 수 있다"고 전하며 "최근 시애틀은 좌타 1루수 애덤 린드를 영입했다. 우타자 이대호와 계약하며 플래툰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4년 전, 일본 프로무대에 진출하면서 "내 꿈은 메이저리거다"라던 다짐을 지켜냈다. 이대호는 일본 소속팀 소프트뱅크의 구애를 받아왔다.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구단 회장은 "2월까지 기다리겠다"며 마지막까지 '빅보이'를 잡았다. 서른 네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의 타자에게 다년계약과 거액을 제시받았다. 야구 선배이자 구단 회장의 적극적인 구애에 이대호의 마음도 흔들렸다. 메이저리그도 아닌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기까지 수많은 고심을 거쳤다. 한국과 일본 최고의 '거포'로서, 자존심과 국민의 실망도 모르지 않았다. 그러나 1년 동안 최선을 다해 해보겠다는 각오가 그 어떤 가치보다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몬티스 스포츠 매니지먼트그룹을 통해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배려를 해 주신 일본 소프트뱅크 구단과 모든 관계자에게도 감사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메이저리그라는 최고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기회를 얻어 무엇보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서 팀에서의 주전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충분히 그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있다"며 "수준 높은 경쟁을 통해 팀에 보탬이 되도록 내 능력을 발휘할 생각이다. 기회를 준 시애틀 구단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