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레버쿠젠 손흥민이 30일 독일 마그데부르크에서 열린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2라운드 마그데부르크전에서 고의성 파울로 퇴장을 당했다. 손흥민의 퇴장은 2010년 독일 진출 이후 처음이다.
사진=경기 유투브 영상 캡쳐
손흥민(22)이 화를 참지 못했다. 독일 진출 후 처음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전설 차범근(61)에게는 없던 기록이다.
레버쿠젠은 30일(한국시간)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위치한 MDCC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시즌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2라운드(32강)에서 FC마그데부르크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16강에 올랐다.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힘겹게 승리했다. 로저 슈미트 감독은 손흥민에게 휴식을 주지 않았다. 손흥민은 왼쪽 공격수로 선발출전했다. 그러나 후반 33분 상대 미드필더를 걷어차 퇴장당했다. 마그데부르크의 거친 플레이에 분을 삭히지 못하고 발길질을 한 것이다. 손흥민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경기장을 나갔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에 데뷔한 손흥민은 147경기(컵대회 포함·트랜스퍼마크트 기준)만에 첫 퇴장을 기록했다.
중학교 시절 손흥민을 지도한 나승화 감독은 "승리에 대한 욕심이 강한 아이다. 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평가했다. 이날 퇴장도 승부욕에서 나온 돌출행동이었다. 레버쿠젠은 전반 3분 만에 칼하노글루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28분 마그데부르크의 지프케스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경기는 답답하게 흘렀다. 마그데부르크의 강한 압박과 거친 수비에 고전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최근 강행군으로 심신이 지친 손흥민은 결국 폭발한 것이다. 프로가 해서는 안 될 일이지만 한 켠으로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손흥민 스스로 우상으로 꼽은 차범근(61)의 기록이 새삼 놀랍다. 차범근은 독일에서 총 339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퇴장을 당하지 않았다. 경고도 딱 3번에 불과했다. 분데스리가 308경기에서 한 번, DFB 포칼 17경기에서 한 번, 유럽축구연맹(UEFA) 컵 12경기에서 한 번 받은 것이 전부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에서 8번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회, DFB 포칼에서 1회를 받고 있었다. 차범근은 손흥민에 대해 "아직 어리기 때문에 경험이 쌓이면 더 노련한 선수가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도 경험을 통해 배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