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33·아르헨티나)가 스페인 프로축구 FC 바르셀로나에서 개인 통산 643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메시는 '축구 황제' 펠레(80·브라질)가 가지고 있는 원 클럽 최다 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메시는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노우에서 열린 발렌시아와 2020~21시즌 프리메라리가(라리가) 14라운드 홈 경기에서 팀이 0-1로 끌려가던 전반 49분 헤딩 동점 골을 터트렸다. 바르셀로나 유스팀을 거쳐 2004년 1군에 데뷔, 2005년 5월 1일 바르셀로나 데뷔골을 넣은 그는 17시즌 동안 748경기를 뛰며 643골을 터뜨렸다. 모두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쌓은 업적이다.
이는 펠레가 1956년부터 1974년까지 브라질의 산투스에서 뛰며 세운 단일 구단 최다 골(643골)과 타이다.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 한 골만 추가하면 펠레를 제치고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운다.
메시와 바르셀로나 구단은 지난여름부터 불화설에 휩싸였다. 조제프 바르토메우 바르셀로나 회장은 지난 10월 임기가 끝났다. 새 회장 선거가 내년 1월 실시된다. 회장 후보들은 앞다퉈 "메시와 재계약할 것"이라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메시는 1월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최소 한 달 동안 바르셀로나에서 뛰게 된다. 원 클럽 최다 골 신기록은 무난히 세울 것으로 보인다.
메시의 골 소식을 들은 펠레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펠레는 "당신처럼, 매일 같은 유니폼을 입는 걸 좋아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나도 안다, 집처럼 느껴지는 곳보다 편한 곳은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역사적인 기록을 축하한다. 무엇보다 바르셀로나에서 아름다운 업적을 세운 것을 축하한다"고 썼다.
펠레는 "한 구단을 오랫동안 사랑하는 우리와 같은 이야기는 불행히도 축구계에서 점차 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아쉬워하면서 "당신을 매우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펠레는 또 '닮은꼴'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자신과 메시의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펠레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브라질과 이탈리아의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의 품으로 뛰어올라 오른 주먹을 높이 들어 올렸다. 메시는 지난해 2월 개인 통산 50번째 해트트릭을 달성한 세비야전에서 우스만 뎀벨레의 품에 안겨 같은 모습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메시가 역사적인 골을 터뜨린 날, 바르셀로나는 발렌시아와 2-2로 비겨 리그 5위(승점 21)에 자리했다. 발렌시아는 승점 15로 12위다.
발렌시아는 전반 29분 코너킥 상황에서 무크타르 디아카비의 헤딩 선제골로 앞섰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추가 시간 페널티킥을 얻어 만회의 기회를 잡았다. 키커로 나선 메시의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막아냈으나, 발렌시아가 완전하게 공을 걷어내지 못한 사이 메시가 헤딩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바르셀로나는 후반 7분 로날드아라우호의 추가 골로 2-1 역전에 성공했지만, 후반 24분 막시 고메스에게 동점 골을 내줘 승점 1씩을 갖게 됐다.
한편 발렌시아에서 뛰는 이강인은 이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후반 45분 투입돼 복귀전을 치렀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것으로 알려진 이강인은 지난달 23일 알라베스전 이후 한 달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