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뒤 성공적인 KBO 리그 복귀 첫 시즌을 보낸 넥센 박병호(32)의 목표는 변함이 없다. 단순하지만 그 안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박병호는 19일 열린 2018 KBO 시상식에서 장타율(0.718) 출루율(0.457) 타이틀 홀더로 트로피를 수상했다.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의 집안 경쟁으로 펼쳐진 MVP 투표에선 총 262점을 얻어 3위를 차지했다. 1~5위 중 두산 구단을 제외한 소속 선수는 박병호가 유일했다. 박병호는 "MVP는 전혀 기대하지 않고 왔다"고 했다.
그렇다고 개인적인 아쉬움이 전혀없는 건 아니다.
2년 간 미국 무대 도전을 마치고 넥센으로 복귀한 박병호는 올해 타율 4위(0.345) 홈런 공동 2위(43개) 타점 8위(112개)를, 장타율과 출루율은 1위를 기록했다. 리그 최정상급 기록이지만 2012~2015년 4시즌 연속 홈런왕·타점왕을 차지, '최고의 자리'에 섰던 그로선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을법 하다. 선수 본인도 "(올 시즌 성적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빠지지 않았더라면 더 좋은 성적으로, 더 화려하게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다. 그는 왼 종아리 근육 파율로 4월 중순~5월 중순 36일 간 1군에서 이탈했다. 7월 이후 무섭게 몰아친 끝에 막판까지 타이틀 경쟁을 펼쳤지만, MVP를 받은 김재환(43개·두산)에게 한 개 차이로 뒤져 5시즌 연속 홈런왕에 실패했다.
'건강한' 박병호에게 전 경기 출장은 '최고'를 의미한다. 박병호는 전 경기에 출장한 2012~2014년 홈런왕·타점왕을 동시 석권했다. 4경기에 결장한 2015년(팀 당 144경기) 역시 홈런왕·타점왕은 그의 몫이었다. 올해 역시 타이틀은 놓쳤지만 타수당 홈런은 0.11개로 리그 1위. 적은 타수에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는 건 '홈런 생산량이 가장 뛰어났다'는 의미다. 부상 없이 더 많은 경기에 나섰다면 홈런이 훨씬 늘어날 수 있었다. '만약'이라는 가정에 손사래를 친 그는 "부상도 결국 내 잘못이다"고 말했다.
전 경기 출장 목표는 팀 성적과도 무관하지 않다. 어느덧 팀 내 고참급이 된 그는 개인 타이틀 경쟁이 치열하던 중에 "지금은 홈런왕을 경쟁할 시기도 아니다. 팀 승리가 중요하다"고 늘 강조했다. 4번타자로서 아프지 않고,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싶어한다.
박병호는 2019년 목표를 묻는 질문에 "올해 부상을 당해 전 경기 출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전 경기에 출장하고 싶다"며 "앞으로 부상과 관련해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구체적인 목표를 수치로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전 경기 출장' 안에 답이 숨어있다. 그는 "전 경기 출장 목표에 많은 것이 담겨있다"고 속내를 밝혔다. 많은 경기에 나선다면 팀 성적과 함께 더 좋은 개인 성적을 남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목표의식이 담겨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