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이 4월 개봉하는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이광국 감독)'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탈출한 어느 겨울 날, 영문도 모르고 갑작스레 여자 친구에게 버림받은 경유(이진욱)와 그런 경유 앞에 불현듯 나타난 소설가 유정(고현정)의 이야기를 담는다. 한 때 소설가를 꿈꿨지만 지금은 대리기사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경유와 주목받는 소설가로 살고 있지만 도무지 글이 써지지 않는 유정의 우연한 재회를 이광국 감독 특유의 스토리텔링에 녹여냈다는 평이다.
특히 제47회 로테르담영화제를 비롯해, 24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36회 뮌헨국제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뿐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 국내 영화제에도 줄줄이 초청되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고현정이 저예산 영화에 출연한 이유 중 하나는 단연 '의리'. 고현정은 홍상수 감독과 작업할 당시 조감독으로 인연을 맺은 이광국 감독이 장편 시나리오를 들고 러브콜을 보내자 흔쾌히 응답했고, 더 나아가 노개런티로 출연을 확정 , 제작비 부담을 덜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광국 감독은 홍상수 감독 영화 '해변의 여인(2006)'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8)' 등에서 조감독으로 활약했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당초 고현정이 '미쓰GO(박철관 감독)' 이후 6년만에 선택한 영화라는 것 만으로도 주목도가 높았다. 여기에 파트너 이진욱이 불미스러운 사건을 겪은 후 처음 촬영한 작품이라는 점도 영화를 기다리게 만드는데 큰 몫을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시기 방송가를 뒤흔든 '고현정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영화의 스토리, 완성도와는 별개로 영화계 안팎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고현정과 이진욱이 영화와 드라마에 함께 얽혀 있으면서 관련 내용은 언급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고현정은 지난 2월 출연 중이었던 SBS 드라마 '리턴'에서 하차했다. 사유는 제작진과 불화. 고현정은 공식입장과 폭행설에 대한 해명 외 일절 입을 열지 않았지만, 그 외 각종 드라마 관계자들은 자발적으로 전쟁터에 등판, 치졸한 폭로를 등에 업고 아수라장 분위기를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고현정은 주연 배우로서 책임을 다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드라마에서 중도 하차한 불명예를 끌어안게 됐다. 방송가에서는 미운털이 콕 박혔고, 동료 배우들 역시 딱히 그녀를 감싸주려는 모양새를 보이지 않았다. 고현정은 오랜 절친 윤지민이 SNS에 올린 사진 속 모습을 끝으로 두문불출하고 있다.
때문에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제작보고회 혹은 언론시사회가 논란 후 고현정을 만날 수 있는 첫 공식석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배우 개인의 논란은 논란일 뿐 영화 개봉은 강행한다. 다만 대부분의 초저예산 작품들이 홍보에 대대적인 힘을 쓰지 않는 만큼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도 최소화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아직 영화 홍보 일정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언론시사회를 하더라도 간담회까지 할지는 미정이다"며 "배우 인터뷰 역시 마찬가지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고현정 측 역시 "당장 대중 앞에 서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율을 하겠다"는 반응이다.
고현정은 지난해 23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을 직접 찾아 관객들과 호흡했다. 고현정은 함께 방문할 수 없었던 이진욱을 위로하는가 하면, "영화라는 매체는 나에게 늘 신선하다. '내가 해도 되는 걸까, 내가 하는 연기를 보러 사람들이 와주실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는 속내를 솔직하게 고백한 바 있다.
지금도 여전히 두려울 고현정이다. 하지만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으로, 또 영화관을 찾아 준 관객들로부터 고현정이 조금이나마 위로를 얻어가길 응원하는 이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