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가 한국인 외야수 추신수(37)를 카드로 내세워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결과는 불발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24일(한국시간) "텍사스가 샌프란시스코와 트레이드를 논의했지만 별다른 동력을 얻지 못한 채 사실상 소득 없이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추신수를 내줘야 하는 텍사스는 샌프란시스코가 트레이드 카드로 제시한 선수 면모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의 트레이드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매년 불거진 이유가 있다. 지난해 지구 최하위에 그친 텍사스는 리빌딩이 절실한 팀이다. 텍사스 지역 언론은 "나이가 많은 고액 연봉 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내세워 유망주를 영입하고, 기존 젊은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곤 했다. 텍사스도 이 같은 움직임을 자주 보였다.
문제는 추신수의 몸값이다. 이번에도 높은 연봉이 결국 걸림돌이 됐다. 추신수는 향후 두 시즌(2019~2020년) 동안 총 4200만 달러(약 476억원)를 받는다. 샌프란시스코는 트레이드 카드로 선발투수 제프 서마자와 불펜 투수 마크 멀랜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마자는 1980만 달러, 멀랜슨은 1200만 달러를 각각 받는다. 추신수보다 적지만 역시 고액 연봉자들이다. 가뜩이나 추신수 몸값이 부담스러운 텍사스 입장에선 선수들의 나이와 보직 등을 고려할 때 매력적 제안으로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샌프란시스코에 대안으로 추신수의 연봉 보조를 제안했지만 답은 없었다. 트레이드 논의가 중단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간판타자 헌터 펜스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현재 외야진에는 젊은 선수가 많다. 확실한 전력 보강과 경험 수혈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고액 연봉자를 그대로 둔 채 추신수 연봉까지 감당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텍사스가 소속된 아메리칸리그와 달리 샌프란시스코가 속한 내셔널리그에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소였다. 추신수는 최근 몇 년간 지명타자 출장 비율이 높았다.
한편 추신수는 이날 밀워키와 시범 경기에 1번 타자 좌익수로 나서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1회와 4회 모두 내야 땅볼로 잡힌 뒤 5회초 수비 때 교체됐다. 추신수의 시범 경기 성적은 타율 0.229(35타수 8안타) 5타점. 홈런은 아직 없다. 애리조나에서 열린 시범 경기를 모두 마친 추신수는 오는 26∼27일 홈인 텍사스로 이동해 클리블랜드와 마지막 시범 경기 2연전을 치른다. 이어 29일 홈구장 글로브라이브파크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 정규 리그 개막전에도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