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와 JTBC3 FOX Sports가 한국 축구 A매치 중계의 새 장을 열고 있다.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중국과의 1차전이 열린다. 이날 경기는 JTBC와 JTBC3 FOX Sports의 이원 생중계로 전국에 방송된다. 축구팬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국민이 TV 앞에 모여 '태극전사'의 경기에 빠져들 예정이다. JTBC는 한국 축구 A매치 역사상 최고 수준의 중계를 전달하기 위해 두 달여 전부터 땀을 흘려왔다. 해외에서 공수한 최신 카메라와 압도적인 중계 기술, 알찬 구성으로 차원이 다른 '명품' A매치 중계를 위해 공을 들였다.
◇한국 A매치 역사상 최고의 '명품' 중계
JTBC는 한중전을 위해 그간 한국 축구 중계에 단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었던 '스파이더캠(SpiderCam)'을 전격 도입했다. 스파이더캠은 조명탑 등 경기장 상단부에 케이블을 연결해 공중에서 경기장과 선수의 모습을 빠르게 담아내는 '하늘을 나는' 최첨단 대형특수설치기술이 접목된 카메라 시스템이다. 경기장을 누비는 선수들 머리 위에서 상하·좌우·수평으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다양한 각도로 입체감 있게 촬영할 수 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 세계적인 축구 행사에만 사용됐을 뿐 한국 A매치에서는 사용된 예가 없다. 김중석 JTBC sports방송단 제작팀장은 "독일에서 직접 들여온 최신 대형특수장비다. 경기장 모든 곳을 누비며 3D처럼 다양한 앵글을 구현할 수 있다. 현장의 열기를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늘에는 드론 카메라(Drone Cam)를 띄운다. 한국과 중국의 6만여 관중이 집결한 장관을 한 눈에 펼쳐 보이고, 킥 오프 직전 아름다운 야경을 담아내기 위해서다. 김 팀장은 "국내에서 드론 야간 촬영을 공식적으로 허가받아 중계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다. 양 팀을 응원하는 관중의 뜨거운 열기를 오롯이 느끼실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한중전은 드론 카메라가 야간에 열리는 스포츠중계방송에 활용되는 첫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볼거리와 함께 다양한 정보를 함께 전달한다. JTBC는 리얼타임 트래킹 비주얼 서비스(Real Time Tracking Visual Service)로 선수들의 동선과 궤적, 주요 선수의 피지컬 분석 등을 제공한다. 한 대당 3개의 렌즈를 장착한 측정 기기를 축구장 양쪽에 2대씩 설치한 뒤 선수들의 움직임을 90분 내내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시청자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인 기성용(27·스완지 시티)이 이번 한중전에서 이동한 거리와 활동량, 소모한 칼로리 등을 그래픽을 통해 정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특정 선수가 골을 넣었다면 당시 순간 속도와 스프린트 거리, 5분간의 이동 동선 등까지 누적된 데이터를 전송해 마치 비디오 게임을 즐기듯 스포츠 중계에 몰입도를 높였다.
◇압도적인 투자…축구 중계의 새 지평
투자 없이 질 좋은 중계는 나올 수 없다. JTBC는 2002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내리막 길을 걷는 한국 축구계에 힘이 되기 위해 역량을 쏟아부었다. 이미 2~3달 전부터 한중전 준비를 시작했고, 타 방송사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중계 보다 수배 이상 많은 제작비를 이번 빅매치에 투입했다.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도 100여 명에 이른다.
신경을 가장 많이 쓴 부분은 중계와 직결되는 카메라다. JTBC는 최종예선 1차전을 위해 2대의 중계차와 총 29대의 카메라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설치했다. 이 중 초고속 카메라인 울트라 하이모션 카메라는 평소 A매치 중계보다 2~3대나 많은 5대다. 대당 3억원이 넘는 초고속 카메라는 야간 경기의 경우 초당 700장의 순간을 '퀵 앤 슬로우(Quick & Slow)'로 재현한다. 대상을 느린 화면으로 잡아 콧등에 맺힌 땀방울까지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
조인원 JTBC스포츠단장은 "이번 매치로 과거 한국 축구 A매치 중계 수준을 뛰어 넘을 것이다. 생생한 경기 상황뿐 아니라 정보 제공과 함께 축구의 '희로애락'을 시청자께 전달할 것이다. 태극전사들의 땀과 눈물, 희열과 열정을 고스란히 안방까지 전달하는 것이 이번 빅매치 제작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득점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골라인 카메라도 자랑거리 중 하나다. 국내 A매치 중계 최초로 양쪽 골대에 골라인 전용 카메라를 투입해 정확하고 섬세한 중계를 완성할 예정이다. 유럽의 빅리그에서는 오심을 줄이고 축구 흥미를 끌어올리기 위해 일찌감치 도입한 곳이 많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2015-2016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골라인 테크놀로지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김중석 팀장은 "오심이 늘어나면 축구팬의 관심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이 궁금증을 최대한 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골라인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 밖에도 프리킥 및 골 에어리어 상황에서 또 하나의 앵글을 마련 중이다. 축구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전달하자는 의도"라고 강조했다.